모델S·모델X 무료 충전 서비스와 함께 차 가격 357만원 일괄 인상···사실상 충전 요금 반영
테슬라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선 밝힐 수 없어”
모델3·모델Y도 이달 소폭 인상···제멋대로 가격 정책에 하락세 이어져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테슬라코리아가 최근 일부 모델 구입 시 초고속 충전기 ‘슈퍼차저’를 3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차 가격을 올려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혜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5일 모델S와 모델X 구매자를 대상으로 3년 동안 무료 슈퍼차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무료 슈퍼차징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아울러 테슬라는 무료 슈퍼차징 뿐 아니라, 신차를 빠르게 인도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슈퍼차저 가격은 1kWh당 346원으로 테슬라 모델S 연비는 4.8㎞/kWh(복합기준)다. 이를 환산하면 1㎞ 당 72원을 내야하는데, 우리나라 연간 평균 주행거리가 1만40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충전요금은 약 100만원이다.
이번 무료 충전 혜택으로 소비자들은 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무료 충전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테슬라 모델S 가격은 기존 1억2449만원에서 1억2806만원으로, 모델S 플레드는 1억3749만원에서 1억4106만원으로 올랐다. 모델X는 1억3949만원에서 1억4306만으로, 모델X 플레드는 1억5349만원에서 1억5706만원으로 인상했다.
인상폭은 357만원으로 사실상 무료 충전 혜택이 사라지는 셈이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선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테슬라가 슈퍼차저를 다른 브랜드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슈퍼차저에 다른 전기차가 몰려 충전에 불편함이 생길 경우 무료 사용 이점도 줄어든다.
이와 함께 테슬라코리아는 이달 다른 차량 가격도 인상했다. 모델3 롱레인지는 6034만원, 모델3 퍼포먼스는 7594만원, 모델Y 롱레인지는 7874만원, 모델Y 퍼포먼스는 8534만원으로 이전 대비 일괄 35만원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미에서 모델Y와 모델3 가격을 각각 250달러(약 33만원) 인상했는데, 이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최근 제멋대로 가격 정책으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1만1826대를 판매해 전체 국내 전기차(4만6677대) 시장의 25%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기업 대비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혁신 기업 이미지를 얻었으며 500㎞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와 자율주행기술 ‘오토파일럿’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경쟁자가 늘어난 데다, 테슬라가 지난해 가격을 5차례 인상하면서 2000만원 이상 가격이 오르는 사태가 발생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졌으며, 이는 판매량으로 직결됐다.
지난해 기준 테슬라 코리아 판매량은 1만4571대로 전체 전기차 시장(16만4482대)의 8% 수준까지 떨어졌다.
테슬라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테슬라 판매량은 1303대로 전년대비 51.8%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작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폴스타, 포르쉐,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테슬라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