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수요 개선 난망
렌탈 강화·중저가 중심 물량 확대

LG전자 실적 추이. /자료=LG전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전자 가전 사업이 수요 감소에도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수익성 유지를 위해 렌탈 사업과 볼륨존(대량 판매)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렌탈 사업의 경우 지난해보다 매출을 10% 이상 높이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LG전자는 2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가 1조1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446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단일 사업본부 기준 사상 처음으로 분기 1조원을 돌파했다.

호실적은 고효율·친환경 제품 판매 확대와 비용 감축에 따른 것이다. LG전자의 지난 1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1조4974억원으로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6400억원)를 넘어섰다. 가전·TV 사업 영업이익 합산은 1조2191억원으로 삼성전자(1900억원)의 6배 이상이다.

다만 2분기 시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소비심리 악화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업체 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냉장고·세탁기 수요가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고 설명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수요 개선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LG전자의 세탁가전 제품 라인업. /사진=LG전자

이에 회사는 렌탈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구독경제 트렌드에 맞춰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에서 렌탈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상무)은 “분해와 세척 서비스가 제공되는 대형 가전 등 타사의 진입이 어려운 차별적인 렌탈 품목과 서비스를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렌탈 사업 매출은 지난해 8600억원에서 올해 최소 10% 성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보다는 확장성 있는 사업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자 정수기 외에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에어컨, 청소기 등 연말까지 렌탈 적용 제품 확대를 순차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장기로는 말레이시아에서의 성공 체험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렌탈 사업 국가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저가 제품을 포함한 볼륨존 수요 대응에도 나선다. LG전자는 전반적인 경기 하강으로 중위계층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볼륨존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상무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업간거래(B2B) 제품군 매출 성장과 함께 볼륨존 시장 대응 전략이 효과적인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보급형과 제조자개발생산(ODM) 모델을 적극 활용해 로우엔드 이하 볼륨존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심상보 LG전자 IR담당 상무는 가전 사업의 성장 모멘텀 강화 방안에 대해 “시스템 에어컨과 빌트인 가전, 렌탈 사업 등 B2B 영역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씽큐’와 업가전 등 스마트 가전과 연계된 새로운 사업 모델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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