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방미 후 개각설 확산···연금개혁 등 현안 감안하면 유임 가능성 높아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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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조만간 개각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됨에 따라 보건복지부를 이끌고 있는 조규홍 장관과 이기일, 박민수 차관 거취가 주목된다. 그동안 대과 없이 근무했고, 특히 연금개혁이라는 대형 현안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유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2일 복지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후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시점은 오는 6월이나 7월 경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중앙부처를 평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각 부처 장관 리더십을 포함한 역량 평가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국가정보원이 부처에 조정관을 파견, 수시로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하던 제도를 문재인 정부가 폐지해 대통령실이 부처 사정을 세밀하게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달 장관 평가를 포함, 전반적 동향을 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와 복지 정책을 담당하는 복지부의 경우 현재로선 장차관이 대과 없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연금개혁을 복지부가 준비하는 상황에서 장차관 교체는 정책 연속성 차원에서 가능한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복지부는 오는 10월 국민연금 계획안 발표를 목표로 정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중점을 둔 연금개혁 담당 부처 장차관이 특별한 비리나 실책을 저지르지 않는 한 유임 조치는 상식”이라며 “최소한 오는 10월까지는 정무직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 정무직 인사에 있어 돌발변수는 항상 있었고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의외 사태 가능성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관가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갑작스럽게 부상할 수 있다”며 “최근 간호법 논란도 복지부에는 부담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최근 현장 방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간호협회, 19일 병원간호사회 회장단과 잇따라 면담했다. 이어 20일에는 이대목동병원을 찾아 간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21일에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방문해 현안을 논의했다. 다음 주 중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 가능성이 전망되는 간호법과 관련된 활동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간호법과 연금개혁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조 장관을 교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친정인 검찰과 기획재정부 출신을 선호하는 대통령 성향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일부 직원들로부터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지부 퇴직자는 “장관이 직원들에게 자꾸 짜증을 낸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며 “정책이 풀리지 않고 해결이 어려울수록 조 장관은 그동안 관료 경험을 살려 업무보고하는 직원들을 덕으로 감싸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일 제1차관 역시 폭주하는 업무에 행사 참석을 좋아하는 정치적 성향을 표출하며 적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복지부에서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제2차관을 역임했기 때문에 업무 분장과 관계 없이 활동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반면 부하 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업무를 분담시키는 점은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관가 관계자는 “복지부 업무가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최근 현안으로 분주한 분위기를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MZ세대 직원들 눈치도 보면서 일하는 유연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조규홍 장관과 이기일, 박민수 차관은 당분간 현안에 매달리며 개각을 피해 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만약 오는 10월 이후 시점에 교체된다면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고득영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과 함께 움직이는 방안도 예상된다. 

관가 관계자는 “각 부처 정무직과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 간부는 항상 부하 직원들이 본인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행동해야 해당 직위에서 장수할 수 있다”며 “책임이 큰 자리에서 근무할수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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