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선 매출 비중 높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위해 단체관광 재개 필요
지난해 실적 견인했던 화물특수 올해는 사라져···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대비 감소 예상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추가 회복되면 올해 신규 채용 진행할 계획”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항공업계 정상화 흐름에 따라 항공사별로 신규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만 채용에 나서지 않고 있어 관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중국 단체관광 재개 지연과 화물특수 종료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대다수 항공사가 신규 채용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100명 이상의 객실 승무원 채용에 나섰으며, 티웨이항공·진에어·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에서도 순차적으로 채용이 열렸다. 에어부산은 승무원 채용은 하지 않았으나, 지난 2월 일반직 채용을 진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채용이 늦어지는 덴 불안정한 대외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단체 관광 재개 지연은 아시아나항공의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한국인 대상 비자발급을 허용했지만 단체 관광을 전면 개방하진 않았다. 중국은 개별여행보단 단체관광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과 중국에서 오간 여객 수는 총 7만7619명이다. 올해 2월 5만884명에 비하면 여객 수가 53%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여객 수에 비하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 2019년 3월 한국과 중국에선 총 66만3489명의 여객이 오갔다.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국적 항공사에 비해 중국노선에서 강점을 보인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의 분기별 중국노선 여객 매출 비중은 17~19%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중국노선 여객 매출 비중이 12% 정도 달하는 것에 비해 높다. 중국노선이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기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적극적인 채용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화물운송 수익 감소 또한 아시아나항공에겐 부담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화물특수에 힘입어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는 상황에도 오히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위축 및 항공운임 하락에 따라 화물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는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액을 3조5768억원, 영업이익을 4735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 2조8843억원, 영업이익 7731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전망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대한항공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항공만큼 상황이 여유롭지 못한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선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기에 부담이 따른다.
신규 채용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타항공사에 비해선 채용 일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올해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현재 국제선 운항 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60% 정도로 회복됐는데, 추가적인 회복에 따라 결정코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운항 편수는 1만2350편, 전체 이송 여객 수는 208만1264명이다. 비록 노선 수와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19년 1분기 운항 편수 1만6795편, 여객 수 320만1640명과 비교했을 때 각각 74%, 65% 수준으로 회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보유 항공기를 78대에서 81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예정대로 항공기가 늘어난다면 추가 인력이 필요해 신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항공기 수는 2019년 85대에서 2022년 77대까지 감소했다.
한편,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합병을 의식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다만 올해 경쟁 당국의 승인이 모두 이뤄지더라도 실질적인 합병까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해 벌써부터 조치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게 지배적인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합병 승인이 나더라도 2~3년 동안은 각 회사의 이름을 달고 경영활동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추가 채용을 안 할 수는 없다”며 “아직까진 대외환경이 불안정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