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케이지 워, 전작과 달리 모험보다 전투에 집중
프라시아 전기, 전략시뮬레이션 장르 융합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와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가’ 9일 차이로 출시되면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아키에이지 워’는 전작 ‘아키에이지’와 달리 모험보다는 전투에 집중했다. 프라시아 전기는 전략시뮬레이션(SLG) 장르를 융합해 대규모 캐릭터가 참가하는 공성전의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두 게임 모두 출시 첫날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실제 두 게임은 국내에서 인기 장르인 MMORPG이며, 대규모 전투를 내세우는 점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실제 두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차이점이 뚜렷했다. 우선 캐릭터 선정부터 두 게임은 크게 달랐다. 성별 선택과 외형 꾸미기 기능이 없는 아키에이지 워와 달리 프라시아 전기는 헤어스타일부터 얼굴형, 이목구비, 체형까지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코끝 각도나 입 돌출, 목 두께도 설정할 수 있어 캐릭터를 꾸미는 데 상당 시간이 걸렸다.
아키에이지 워는 시작부터 메인 퀘스트와 자동 사냥으로 바로 진입한다. 8시간 만에 40레벨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시스템도 기존과 비슷해서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이용자들의 평이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일부 이용자는 국내 대표 MMORPG인 리니지 시리즈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게임 진행 방식이 매우 비슷했다. 몬스터를 사냥하면 보상으로 아이템을 받는 행동이 반복됐다. 레벨이 오르면 몬스터 레벨도 오르고 사냥해야 하는 수도 늘어난다. 획득한 스킬도 한정적이고, 자동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지루함을 넘어 피로감이 느껴졌다.
또 변신(직업카드)과 탈것, 펫(그로아) 등 비즈니스 모델까지 기존 MMORPG와 비슷했다. 세 가지 요소는 전투력에 영향을 미치며 확률에 의한 뽑기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적응하기 쉽단 의견이 있는 반면, ‘리니지라이크’란 지적도 나온다.
아키에이지워 의 차별화 콘텐츠인 해상전은 40레벨부터 가능하다. 해상전은 선박을 건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다 위에서 적대 세력과 전투를 펼치는 콘텐츠를 말한다. 현재 해상에서 사냥만 가능하기 때문에 해상전만의 차별화된 재미는 느끼기 힘들다.
프라시아 전기는 시작부터 스토리를 강조하며 기존 MMORPG와 차별화를 꾀했다. 30레벨을 달성할 때까지 스토리라인을 따라가야 한다. 이 부분은 이용자 사이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메인 스토리를 건너뛰는 것이 불가능해 초반에 지루하단 평도 있었다. 또 ‘결사(길드)’, ‘형상(변신)’, ‘아퀴’ 등 기존 MMORPG와 다른 용어를 사용해 초반 적응이 힘들다는 반응도 나온다.
프라시아 전기는 30레벨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직업마다 세 가지 전투 스타일을 사용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례로 원거리 캐릭터인 향사수는 기본 스킬인 ‘단궁’과 원거리에 특화된 ‘장궁’ 그리고 광역 공격에 특화된 ‘대석궁’을 선택할 수 있다. 각 스킬은 코어스킬 외에 연계 스킬인 ‘리액트’ 스킬 역시 전투를 다채롭게 만든 요소였다. 다만, 구르기 등 별도의 회피 기술이 없어 조작하는 재미는 떨어졌다.
프라시아 전기 차별화 콘텐츠는 ‘결사’와 ‘검은칼’이다. 플레이어가 검은칼을 꽂으면 제한 시간 동안 던전이 펼쳐진다. 시간 내 등장하는 몬스터들을 처치하면 희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공성전에서 검은칼을 사용하면 적군의 성벽도 파괴할 수 있어 앞으로 활용처가 늘어날 전망이다.
결사는 일종의 길드로 거점을 중심으로 공성병기를 제작하고 상점과 창고, 방어탑 등을 세울 수 있다. 다른 결사의 거점을 공격하거나 지킬 수도 있어 일종의 SLG 요소를 도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거점을 두고 침략하고 방어하는 거점전은 오는 16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프라시아 전기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변신과 탈것이 있었으며 높은 등급으로 갈수록 획득 확률이 낮아졌다. 다만, 인형과 반지 등 악세사리를 상품으로 판매하지 않아 과금 수준이 높지는 않았다. 또 시즌패스 및 ‘히트2’에서 처음 도입한 크리에이터 후원 등이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게임은 같은 MMORPG지만, 확연히 다른 스타일인만큼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MMORPG의 스타일을 원한다면 아키에이지 워를,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프라시아 전기를 추천한다. 다만, 아직 출시 초반이기 때문에 두 게임이 차별점으로 내세운 해상전이나 거점전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