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니켈 NCM, 하이니켈보다 니켈 함량 낮아 에너지밀도 낮지만 화재위험 적고 가격 경쟁력 높아
LMFP, 망간 첨가한 차세대 LFP로 가격 경쟁력·성능 다 잡아···K배터리, 中 독점 시장 공략

LG화학이 글로벌 신약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고부가가치인 삼원계(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개발하던 국내 배터리업계가 중국이 독점한 저가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섬에 따라 소재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양극재 개발에 나선 모습이다. LG화학 등 양극재 업체들은 LMFP부터 니켈 함량을 줄인 미드니켈 NCM 등 비교적 저렴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급형 제품 개발하는 양극재 업체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 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수시 인력 채용에서 미드니켈 NCM, LFP, LMFP 양극재 개발 등을 담당할 연구원을 채용중이다. 채용된 인력들은 LG화학 대전기술기술원에서 상용화 전 기술개발을 담당한다. LG화학이 주력으로 삼는 하이니켈 양극재에 더해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미드니켈 양극재부터 LFP, LMFP 등 모두 LG화학이 주력으로 하는 하이니켈 양극재보다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제품들이다. 미드니켈 양극재의 경우 니켈 함량이 40~50%로 하이니켈(70~90%) 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밀도가 낮다. 

국내 업체는 하이니켈, 중국 업체는 미드니켈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미드니켈 양극재가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어 이 분야도 국내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내 미드니켈 분야 연구 인력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LFP를 포함, 차세대 LFP인 LMFP 연구인력 모집도 주목된다. LMFP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망간을 첨가한 양극재다. 저렴한 소재를 사용하지만 에너지 용량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다양한 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극재 업체인 엘앤에프도 2026년까지 LMFP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출처=연합뉴스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출처=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잇따라 보급형 양극재를 개발하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 확보에 있다. 최근 보급형 전기차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테슬라를 필두로 폭스바겐, 포드, 현대자동차,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LFP 등 보급형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 2세대 모델에도 CATL의 미들 니켈 NCM이 적용됐다고 알려졌다. 

보급형 배터리 수요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향후 LFP 배터리의 수요량이 약 69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배터리 수요(112TWh)의 61%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녹록치 않은 외부환경에도 불구하고 CATL과 합작법인을 세우려는 모습에서 저렴한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최근 들어 전기차 시장은 하이앤드급 시장보다 미들, 엔트리급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등 양극재 업체들은 차세대 양극재 개발도 한창이다. LG화학은 단결정 양극재를 개발할 연구인력을 모집 중이다. 단결정 양극재는 내구성이 좋아 배터리의 화재 위험을 낮추고 고속충전에 따른 수명 저하도 줄일 수 있어 향후 양극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여겨진다. LG화학은 올해 하반기 중 이 제품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빅4’ 모두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미래에 어떤 제품들이 성장할지 모르게 때문에 다양한 양극재 분야에서 인력을 채용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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