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창업주·최종현 선대 회장, 섬유로 시작해 석유·이동통신으로 사업 확장
최태원 회장, 취임 후 25년간 SK 자산 8.6배↑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그룹이 오는 8일 창립 70주년을 맞이한다. SK는 별도의 대내외 행사 없이 창업정신을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 회장의 생활 및 업무 일화가 담긴 어록을 발간한다. SK의 시작으로도 볼 수 있는 두 회장의 발자취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위기에 패기와 지성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의 시작은 최종건 창업주가 1953년 설립한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이다. SK의 창립기념일은 선경직물의 설립일과 같다.
선경직물은 1960년대 선경합섬과 해외섬유를 설립해 섬유 수출입에 주력했다. 국내 최초로 섬유 수출에 성공했고, 1970년에는 최종건 창업주가 선경그룹 회장에 취임해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최 창업주의 별세로 다음 회장으로 취임한 최종현 선대 회장은 1980년대에 대한석유공사를,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 등을 인수해 섬유에 이어 석유·이동통신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들의 뒤를 이어 1998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38세의 젊은 나이로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SK로 그룹명을 바꾼 최 회장은 취임 후 지주사 체제 전환과 이사회 중심 경영 등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SK그룹의 자산은 최 회장 취임 직전인 1997년 34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91조9690억원으로 8.6배 늘었다. 이 기간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올랐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등으로 SK의 퀀텀점프를 이끌었고, 현재는 이차전지와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 창업주와 최 선대 회장의 어록집인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에는 두 인물의 250개 대표 어록과 일화가 담긴다. 한국전쟁과 수출활로 개척, 석유 파동 등 격동의 시대에서 사업에 나섰던 두 회장의 어록을 통해 현재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인에 위기극복의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창업주는 생전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구성원 복지 향상에 집중한 것이다.
최 선대 회장도 역시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라고 자주 강조했다. 인간의 자율성에 기반한 과감한 업무 위임이 그의 경영철학이기도 했다. 두 회장의 경영철학은 최 회장에게 이어져 그가 ‘사회적가치 전도사’로 나설 수 있던 토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