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 8%대···코스닥지수는 22% 이상 ‘급등’
2차전지 소재주가 시장 전체 강세 견인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2400선 안팎에서 횡보하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750대에서 820대로 급등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0.53% 하락한 데 비해, 코스닥지수는 4.7% 상승했다. 지난달에도 코스피는 1.5% 떨어졌으나 코스닥지수는 5.41% 오르는 등 두 시장의 대비가 뚜렷했다.

올해 초 이후로 보면 코스피 상승률은 8.96%에 그쳤으나, 코스닥지수는 671.51에서 824.11로 올라 22.72%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도 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시총보다 크기 때문에 통상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코스닥시장보다 많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순부터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을 추월하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2월 3일부터 35거래일 연속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7조9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과 올해 두 시장을 통틀어 이보다 거래대금이 많았던 날은 2022년 1월 17일(당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20조5488억원) 단 하루뿐이었다.

연초 코스닥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린 주체는 이른바 ‘동학개미’들이었다.

개인투자자는 1월부터 코스닥시장에서 3조212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3월 한 달 동안에는 2조508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이달 들어 각각 1조6256억원, 59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업계는 코스닥시장 내 2차전지 소재주들이 시장 전체의 강세를 주도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1위 종목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의 핵심소재 양극재를 생산하는 회사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권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배터리 셀 제조사들과 대조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주가 등락률은 각각 9.00%, -0.14%로 소폭 오르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의 향방을 결정했던 대형 반도체주들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를 박스권에 갇혀있게 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스닥시장 내 소수의 특정 산업·종목의 강세가 지수 전체의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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