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등 소액주주 배당확대 및 주주환원, 감사선임 주주제안
최대주주에 표대결 승리 힘들지만 감사선임은 3%룰 도입 후 기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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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소액주주들이 뭉쳐 회사를 상대로 배당금 확대와 감사위원 선임을 주주제안하며 최대주주 측과 표대결을 벌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은 최근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의 활발한 활동에 자극받아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분 구조상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와 표대결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 선임 표대결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뭉친 소액주주들, 배당확대 놓고 표대결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3월말까지 14개 상장사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뭉쳐 회사 측과 별도의 배당금 안건을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상법상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3%이상 확보하거나 1% 이상의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할 경우 주주제안이 가능하다. 자본금 1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6개월 이상 지분 0.5%를 보유해도 주주제안이 가능하다.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의결권을 모아 주주제안으로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광주 유스퀘어 동산아트홀에서 주주총회를 연 광주신세계는 회사측이 주당 2200원, 소액주주 측이 주당 3750원의 배당안건을 각각 상정해 표대결을 벌였다.

23일에는 화천기계와 사조산업, 디씨엠 주주총회에서 배당 안건을 놓고 표대결이 펼쳐진다. 이후 24일부터 한국경제TV, 젬백스링크, 한국알콜, 농심홀딩스, DB하이텍, 케이프, 넥센, 유비쿼스, 스카이라이프 등에서도 배당안건을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이외에도 한국철강그룹의 지주사인 KISCO홀딩스와 한국철강, 신라교역 등에서도 소액주주들이 회사측 배당금을 상회하는 배당안건을 주주제안했으나 주주총회 보고사항으로 변경되어 철회됐다.

'주식농부'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농심홀딩스 등 12개 상장사를 상대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주주제안했다. 박 대표가 주주제안한 상장사들 가운데 농심홀딩스 외에도 한국알콜, 넥센, 디씨엠, 스카이라이프, 한국경제TV, 동원개발 등이 주주제안으로 배당금 안건을 상정했다.

배당금 확대 외에도 자사주 매입과 액면분할 등의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한 안건 등이 주주총회에 상정되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상장사 중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채택한 기업은 25개로 2022년 10개 대비 두 배 증가했다”며 “국내 행동주의펀드 사례가 증가하고 소액주주들의 경영 의사결정 참여가 활발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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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지 않은 표대결···감사 선임이 승부처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한 배당금 확대 안건의 통과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의결권을 행사하는 최대주주와 지분율 격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광주신세계 주주총회에서도 사측이 무난하게 승리했다. 광주신세계는 신세계그룹이 지분 62.5%를 들고 있고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19.11%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휴마시스 주주총회 등에서도 모두 사측이 승리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농심홀딩스의 경우 신동원 회장 측 지분율이 67%에 달한다. 소액주주들로서는 표대결에서 이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감사 선임에서는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최대주주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3%룰’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에스엠과 사조오양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이 표를 끌어모아 자신들이 상정한 감사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최근에는 전자투표시스템 확대와 의결권 위탁 플랫폼 덕분에 소액주주들의 단결력이 이전보다 강해지기도 했다. 현재 전자투표 플랫폼서비스는 한국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2곳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의결권 위탁 플랫폼으로는 비사이드와 한톨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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