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하얀 석유’ 리튬,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차지
리튬에 6兆 투입···포스코 “광양·아르헨티나 생산라인서 충당 가능”

포스코의 전남 광양 양극재 생산 거점.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전남 광양 양극재 생산 거점.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그룹은 리튬과 니켈, 흑연 등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부터 전구체 및 양극재·음극재 등을 생산·공급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리튬이다. 오는 2030년까지 광석과 염수, 재활용 등으로 연산 30만톤의 리튬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철강기업에서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리튬은 ‘21세기의 하얀 석유’로 불릴 만큼 이차전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극재의 핵심 소재로 전기를 생성·충천할 수 있도록 하며,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광물이기도 하다.

22일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용 리튬 수요 전망치는 올해 67만5000톤에서 2030년 273만9000톤으로 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리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배터리 소재 기업뿐만 아니라 테슬라와 GM(제너럴모터스), 토요타 등 완성차 기업도 리튬 정제공장 건설을 검토하며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리튬의 수요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광산과 염수 채취를 두 축으로 생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리튬 원료는 채굴 방식에 따라 ▲광석(광산을 통한 채굴) ▲염수(염호에서 추출) 등으로 나뉜다.

광물 상태로 채취한 리튬 원료는 탄산리튬이나 수산화리튬으로 정제·가공돼 배터리 소재로 투입된다. 탄산리튬은 중국 배터리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LFP(리튬·철·인산) 배터리에, 수산화리튬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기업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에 주로 쓰인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광석리튬으로 15만톤, 염수리튬으로 12만톤, 3만톤은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총 생산목표는 30만톤으로 전기차 450만대에 쓰이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광석의 경우 호주 광산기업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리튬 원료를 장기 공급받기로 했다. 염호는 아르헨티나에서 직접 채취해 생산에 나선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시장에선 포스코의 ‘2030 리튬 30만톤 생산’ 목표에 물음표를 던진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그룹의 줄기사업인 철강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실적은 철강시황 부진과 포항제철소 침수 등의 여파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84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6.7%나 줄었다.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케미칼 등 친환경 인프라와 미래소재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철강 부문은 전방산업의 수요하락에 따른 철강가격 하락, 냉천 범람 복구 비용 등의 악재가 겹쳤다.

리튬 생산 목표 달성 등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투자금 마련이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남 광양 공장과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곧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 투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리튬 사업에 총 6조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두 공장에서 창출될 이익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연산 4만3000톤 규모의 전남 광양 리튬 공장은 올해말 완공 예정이다. 각각 2만5000톤 규모의 포스코 아르헨티나 리튬 1·2공장은 2024년과 202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들 거점에서 생산될 리튬은 총 9만3000톤 규모다.

아울러 포스코는 원가절감과 수익성 강화, 유동성 확보라는 3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비상경영TF(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이다. 철저한 손익 관리로 적은 비용이라도 절감해 위기를 극복하고 철강에서 배터리 소재로 사업구조를 바꾸겠다는 각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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