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심리, 회복 추세···부동산 대책 쏟아지며 철광석값 반등
포스코·현대제철, 수익성 회복 만전···“후판값 인상 불가피”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철광석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15% 급등했다. 중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띄면서 업황 회복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중국 소비심리는 최대 명절인 춘절 등을 지나며 점진적인 수요 회복이 이뤄지는 추세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2021년에 이은 ‘제2의 호황’이 올해 재현될지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1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25일을 기점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철광석 가격은 톤당 96.29달러였다. 지난해 말에는 111.09달러, 이달 초에는 127.6달러로 올랐다. 올해만 놓고 보면 14.9% 오른 셈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이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에 다른 원재료 가격과 함께 상승하고 있다”며 “방역 해제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정책 효과에 따른 기대 효과가 이어지면서 철광석 가격 반등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 해제 등 방역 완화 조치와 함께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을 앞두고 경기 안정화 유도를 위한 내수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부양 정책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주택 구입자 대출규제 완화 등 대규모 정책을 시행했다. 건설 산업은 현지 철강 시장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철강업계가 제시한 올해 철강 수요는 9억8527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1.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철강의 핵심 원자재인 철광석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조금씩 철강 시황이 개선되면서 2021년과 같은 ‘제2의 호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는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포항제철소 침수피해를 모두 복구함과 동시에 업황 회복 기미가 나타나면서 수익성 회복을 위해 전사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업황이 다소 회복됐다고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여전해 원가절감과 수익성 강화, 유동성 확보라는 3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최근 비상경영TF(태스크포스)를 발족했다”며 “포항제철소 정상화와 함께 실적회복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매년 2차례 진행되는 조선업계의 후판가격 협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연말에야 타결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역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서다.
양 측은 지난해 협상에서 후판값을 톤당 105만원으로 내렸다. 당시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서 후판값을 인상할 명분이 없다는 조선업계의 요구가 통한 것이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후판 가격을 톤당 110만~120만원대로 올려야 한다고 철강업계는 입을 모은다.
단, 조선사들은 수년간 계속된 적자가 최근 들어 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흑자전환하기 시작한 만큼 최소한 지난해 하반기 수준으로 가격을 유지하려 한다. 두 업계의 이견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올해 상반기 협상도 여름이 돼야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생산원가도 높아지기 때문에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두 업계의 공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가 상승분 만큼은 후판값에 반드시 포함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