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코로나 백신 제조로 2년 공백···5월 독감백신 생산 재개 예정
SK바사 29% 점유율 회복 추진, 동남아 진출···GC녹십자, 올해 공급량 증대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2년간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시장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GC녹십자와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동남아 진출 등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면서 국내 시장점유율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수성 입장인 GC녹십자는 올해 백신 공급량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감백신은 매년 10월 경부터 그 이듬해 1월 경까지 독감시즌에 주로 유통된다.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매년 5월 경부터 그해 유통할 독감백신을 제조하게 된다.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생산액 기준, 연간 4000억원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업체의 독감백신 생산액은 지난 2017년 2546억원, 2018년 2267억원, 2019년 2566억원 등 매년 2000억원대에 머물다가 2020년 4286억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 독감백신 생산실적은 3816억원으로 감소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후 독감이 코로나와 동시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유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업체들이 독감백신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2021년에도 그 여파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1527억원을 기록한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를 포함한 GC녹십자 독감백신 생산액은 2300억원대 규모로 집계된다.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와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지씨플루멀티주’, ‘지씨플루프리필드시린지’, ‘지씨플루’ 등 총 6개 품목이 독감백신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제조를 중단한 상황이 녹십자 생산에 직접 영향을 준 것”이라며 “녹십자가 코로나 혜택을 간접적으로 보며 매출이 증가한 대표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한 이유는 코로나 백신 제조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가 마지막으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를 생산한 연도는 2020년이다. 금액 기준으로 1647억원이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감백신 생산 복귀를 선언한 상태다. 올 5월 경부터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이다. SK는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독감백신 시장의 29%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시장 점유율은 25%와 23%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과 별도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 품목허가를 칠레 당국으로부터 받는 등 중남미 진출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미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이란, 싱가포르, 파키스탄, 몽골,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올해 생산 재개를 앞둔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왔다”라며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안정적 복귀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이제는 수성 입장인 GC녹십자는 올해 생산 효율화 및 CMO(위탁생산) 생산역량 확보를 통해 독감백신 공급량을 증대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올해 생산 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으로 올해 GC녹십자는 물량 조기공급 및 가격 경쟁력 유지를 통해 PAHO(범미보건기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계획이다. 즉 중남미 지역의 독감백신 시장점유율을 일정 수준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쿼드리밸런트(4가) 제품 공급 증대로 수익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필리핀,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수출 파이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가 사실상 가라앉은 상태에서 올 가을부터 독감백신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의 영업과 유통 전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2년 공백 기간이 있는 SK 공격을, GC녹십자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느냐가 핵심”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