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물가 상승 둔화에 기준금리 속도 조절 기대감···FTX 현금성 자산 회수 소식도 투자심리 훈풍
시장 긍정적 모멘텀 분석, 추격매수 신중론도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에 힘입어 2만달러를 회복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상승 탄력을 받았단 분석과 추격 매수엔 신중해야 한단 조언이 엇갈린다.
14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1시 7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 대비 8.48% 급등한 2만787달러(약2581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장중 한때 2만1000달러를 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2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세계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유동성 위기가 이슈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비트코인은 이날로 11일 연속 올랐고, 올해 들어서만 25% 이상 급등했다. 최근 들어 상승에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비트코인은 지난 9일만 해도 1만7000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12일 1만8000달러 선을 돌파하더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가상화폐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시간 이더리움도 하루 전보다 8.04% 오른 1530달러(약 19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 매체 코인게코는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도 1조달러(1242조원)를 넘어섰다고 추산했다.
가상화폐가 상승세를 탄 것은 물가 상승 둔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6.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6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CPI는 지난해 6월 9.1%까지 오르며 1081년 11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상승률이 7월 8.5%, 8월 8.3%, 9월 8.2%, 10월 7.7%, 11월 7.1% 등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달 CPI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미 기준금리 선물은 연준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금리인상 0.25%)을 밟을 확률을 93% 이상 반영하고 있다.
CPI가 발표된 지난 12일 미 다운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6.96포인트(0.64%) 올랐고, 나스닥 지수도 69.43포인트(0.64%) 상승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는 주식보다도 금리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보고 비트코인이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FTX가 최근 현금성 자산 50억달러를 회수했단 소식도 투자 심리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FTX 변호인단은 최근 이같이 밝히면서 현금화가 어려운 유동성 없는 가상자산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셜트레이딩 플랫폼 알파임팩트의 헤이든 휴즈 최고경영자는 “물가지수 하락에 FTX 청산인들이 유동자산 50억달러를 회수했다는 발표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장은 다음 달 FOMC 회의를 앞두고 많은 긍정적인 모멘텀을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는 최근 CNBC를 통해 1비트코인 가격이 25만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가격에서 12배 이상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며 “침체한 가격과 거래량 감소에도 2024년으로 가까워진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4년 마다 블록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맞는다. 일부에선 반감기에 비트코인 공급이 압박받으면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최근 상승세에 따른 추격매수엔 신중한 조언도 나온다. 시장 조사업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공동창업자 케이티 스턴턴은 ”비트코인이 1년 만에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었다“며 ”현재 과매수가 몰린 상황에서 우리는 랠리를 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