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기업 분산투자
정부 방산 수출지원 정책수혜 전망···지난해 코스피 약세에도 추종지수는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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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국내 방위산업 종목들을 모아놓은 ‘K-방산’ ETF(상장지수펀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국내 방산기업들이 폴란드를 상대로 수출에 성공한 이후 국내 방산기업들은 수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역시 방위산업 성장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한화자산운용의 ‘K-방산’ ETF는 정책수혜 ETF로도 부각될 전망이다.

◇ K-방산 ETF 드디어 출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ARIRANG K방산Fn ETF‘는 시초가 대비 270원(2.87%) 하락한 9145원으로 장을 마쳤다.

ARIRANG K방산Fn ETF는 한화자산운용이 출시한 국내 최초 방산ETF다. ‘에프앤가이드 K-방위산업 지수’를 기초지수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방산주 10종목에 투자한다. 해당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한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풍산 ▲SNT모티브 ▲세아베스틸지주 ▲퍼스텍 등이다.

미국 증시에는 다양한 방위산업 관련 ETF가 상장되어 있지만 그동안 국내 증시에는 국내 방산기업들에 투자하는 방위산업 ETF가 없었다.

지난해 8월 우리자산운용이 ‘WOORI 미국S&P우주항공&디펜스 ETF’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항공우주·방위산업 기업들에 투자하는 해외주식 ETF였다.

방산주에 분산투자하고 싶어했던 투자자들은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3월 29일 상장한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 ETF’를 대안으로 여겼다.

하지만 우주항공 및 도심항공교통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ETF였기에 직접적인 관련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ETF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한화 등 방산주는 다수 포함했지만 대한항공, 현대차, 현대위아, 인텔리안테크, RFHIC 등 방산기업이 아닌 종목들도 절반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산주 ETF에 대한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와 국내 방산기업들이 대거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K-방산주에 대한 투자수요는 급증했다.

지난해 7월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는 폴란드 군비청과 각각 K2전차, FA-50경전투기, K9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4조500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2000억원, 한국항공우주는 4조2000억원의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추가로 천무 5조원 실행계약도 체결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방산기업 매출은 전년대비 20%, 영업이익은 40%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방산업체는 방어주 뿐만 아니라 성장주로서의 입지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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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정부 정책수혜 ETF로 자리잡나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소부장펀드처럼 ARIRANG K방산Fn ETF는 윤석열 정권을 대표하는 정책수혜 ETF로도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방위산업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분야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2022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방위산업수출전략산업화’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를 돌파해 세계 4대 방산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국방 예산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방산주 종목들은 증시에서 시장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ARIRANG K방산Fn ETF의 기초지수인 FnGuide K-방위산업 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말 기준 6개월 수익률이 14.74%로 코스피 –5.95%를 훨씬 상회한다. 1년 수익률도 24.81%로 코스피 1년 수익률 –25.29%보다 월등히 높다.

올해도 국내 방산기업들은 해외수주를 통해 실적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르웨이를 상대로 1조5000억원 규모의 K2전차 수출이 논의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로 FA-50(1조1000억원)이, 호주(6조원)로 레드백 장갑차 수출이 논의되고 있다. 이외 필리핀과 이집트, 사우디로 수출도 추진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과거 5년 대비 무기 수출이 증가한 국가는 한국(176.8%), 인도(117.3%), 프랑스(59.1%), 이탈리아(16.3%), 미국(14.2%) 5개 국가뿐이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한국 방위산업은 신규시장 및 선진국시장 진출이라는 로드맵이 뚜렷한 산업"이라며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적극적인 지원 역시 국내 방산업체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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