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젊음과 활기넘치던 인기상권 카페골목 인근 조용한 주택가
입지, 단지구성, 공급물량 등 방배5구역에 밀리지만 평지에 대형평형 공급 주목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상당수 정비사업장이 사업진행 과정 중 숱한 잡음을 겪는다지만 방배6구역의 재건축 절차도 그 어느 곳 못잖게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다. 2018년 이주를 시작했지만 상가 세입자가 조합에 손실보상을 요구하면서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착공을 앞두고는 토지 내 불소가 허용되는 기준치 이상 발견되면서 토양오염 정밀조사도 거쳐야 했다. 약 두 달 전에는 시공사 선정 절차도 다시 밟으며 DL이앤씨(구 대림산업)로 선정한 시공사를 공사비 증액 등의 이유로 해임 후 삼성물산으로 교체했다.
시공사 교체와 함께 단지명도 래미안 원페를라로 교체한 방배6구역은 올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착공 시기가 엇비슷한 만큼 방배5구역 일반분양 일정과 비슷한 시기에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걸어서 5분거리, 비슷한 공급시기 등으로 방배5구역과 6구역은 자연스레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방배5구역은 방배2동이라면, 방배6구역은 행정구역상 방배본동과 4동에 더 가깝다. 방배본동 하면 90년대 젊음과 활기가 넘치던 인기상권이자 약속 장소인 카페골목이 떠오른다. 지금으로 따지면 힙한 홍대입구나 성수동 같은 분위기였다. 실제 방배6구역은 카페골목 초입에서 걸어서 2~3분 거리로 매우 가까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카페골목이 쇠락하며 외부인의 유입이 끊기다보니 인근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다. 특히 래미안 원페를라가 지어지는 방배6구역은 대로변이 아닌 단독주택과 빌라 등으로 둘러쌓여 있다 보니 더욱 조용하다.
게다가 해당 부지가 낮은 빌라나 단독주택으로 둘러쌓인 주거지역이다보니 일조권 보장을 이유로 근래에 짓는 아파트처럼 초고층으로 건설하는 데 한계가 생겼다. 결국 래미안 원페를라는 1097세대를 짓는데 보통 15층 내외이고, 일부 최고층수 동도 22층 정도로 전반적으로 낮은편에 속한다. 방배동에서만 현재 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사업장이 10여 곳에 달하는데, 동네의 대장주가 되기에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해당 단지의 가장 큰 한계로 꼽히는 점은 단지 배치도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방배5구역은 8차선 대로변의 네모반듯한 부지에 최고 35층 높이로 지어지지만, 6구역 부지는 직사각형 두 개를 가로 세로로 엇갈리게 붙여놓은 듯한 형태여서 결국 하나의 단지를 세 개 단지로 쪼개 건설하는 형태가 됐다. 즉 단지 내 도로가 관통하다보니 하나의 단지라는 통일성이 떨어지고 중소 단지 두세개가 인접해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입지도 2차선, 또는 4차선 골목길에 접해있다보니 웅장함과는 거리가 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업이 방배동 타 사업장 대비 진척됐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배동 내에서 경쟁력있는 입지는 아니라 한계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5구역 보다 장점으로 꼽히는 점은 평지라는 점, 8학군 명문 중 하나로 꼽히는 서문여고가 도보 5분 이내로 가깝다는 점 등이 꼽힌다. 또 일반분양으로 중대형 평형도 다수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비사업 물량의 특성상, 조합원이 먼저 평형선택권을 갖고 이후 남은 물량을 일반분양자가 가져가게 되는데 강남권에서는 조합원들의 대형평형 선호도가 높아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해당 사업장에서는 공급될 예정이다.
입지적 한계는 있지만 강남3구인 만큼 분양가는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3.3㎡ 당 분양가를 5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해 전용 84㎡ 기준으로 17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 지위를 취득하는 입주권의 경우 전용 84㎡ 배정받는 물건의 경우 초기투자금 18억원대에 예상 추가분담금까지 23억원 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