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부촌 방배동 대장주 올해 청약 예정···3080세대 중 일반분양 1686세대
대장주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적용···서리풀터널 수혜 입으며 벌써 대장주 평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현장. 이곳은 총 3080세대로 일반분양 물량만도 1600세대를 넘어 방배동 대장주로 꼽힌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현장. 이곳은 총 3080세대로 일반분양 물량만도 1600세대를 넘어 방배동 대장주로 꼽힌다.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수도권에서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00대 1을 가뿐히 넘는 곳이 수없이 많았지만 이제는 한 자릿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지난해 말에는 공급물량이 적다는 서울에서조차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올해로 분양이 예고된 강남권 알짜 정비사업지 일반분양 물량이 시장 한파를 뚫을 수 있을지 지역 및 사업장별 이슈로 풀어본다. <편집자주>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방배동은 1990년대만 하더라도 ‘압·서·방’(압구정, 서초동, 방배동)이란 말과 함께 원조 부촌 트로이카로 불렸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근 반포동이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반포리체 등으로 대규모 초고층 주거단지가 생기는 것과 달리 단독주택 중심의 개발이 더딘 곳이 많아 주택시장에서의 입지는 서서히 밀렸다.

그랬던 방배동이 천지개벽을 예고하고 있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중심의 주거지역에서는 5구역, 6구역, 13구역, 14구역, 15구역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방배삼호, 방배삼익, 방배신동아, 방배임광 등 아파트 재건축도 활발히 진행된다. 방배동의 상당수 구역은 펜스를 쳐두고 공사를 진행하거나 올해 철거를 앞두고 있다. 반포동 옆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은데다 3년 전 서리풀터널까지 개통되며 강남역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시장의 주목도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방배5구역 디에이치 방배는 방배동의 10여개에 달하는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자타공인 방배동 대장주가 될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총 3080세대의 대단지인데다 현대건설이 방배동에 처음으로 적용하는 하이엔드 사업장이다. 이수역(4·7호선)과 내방역(7호선) 사이에 위치해 있어 어느 동을 배정받더라도 지하철역을 가기에 불편함이 없다. 선호도가 높다 보니 매물의 가격 차이도 크다. 같은 방배동임에도 방배3동에 위치한 방배13구역(자이) 보다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는 입주권의 초기투자비용이 전용 84㎡를 배정받는 조건으로 10억원 가까이 비싸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디에이치방배는 서리풀터널 바로 앞에 위치해 개통 특혜를 가장 많이 본 사업장이기도 하다. 서리풀터널은 군부대로 단절된 내방역에서 서초역까지의 구간을 왕복 6~8차로로 관통한다. 서울시가 국방부와 6여 년에 걸친 협의 끝에 부지 보상 협약을 체결하고 약 4년 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 2019년 4월 개통했다. 이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방배로, 효령로, 서초중앙로 등 주변도로로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내방역에서 강남역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 25~35분이 걸렸던 게 5~12분으로 20분 이상 단축됐다. 도로와 함께 마련된 도보, 자전거 차로로 인해 서초역, 교대역까진 걸어다니는 것도 가능해졌다. 서초역, 교대역, 강남역, 테헤란로 등에 직장이 있는 이들에게는 꿈의 직주근접 단지인 셈이다.

서초역에서 내방역 방향으로 바라본 서리풀터널
서초역에서 내방역 방향으로 바라본 서리풀터널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방배13,14구역 등은 올해 이주를 앞두고 있고 주택이 실물로 남아있기 때문에 대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찾는 이가 없는 반면 5구역은 이주비도 적고 이미 철거를 마쳤기 때문에 대출이 불가함에도 인기가 좋아 매물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조합원의 입주권 취득가도 지금과 같은 부동산 혹한기에 제법 시세가 견고한 편이다. 이곳은 2016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한 정비사업장으로,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능하나 사업시행인가 후 3년 이내에 착공을 하지 못해 10년보유, 5년거주, 1주택자 등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 권리가액 6억원대 매물에 웃돈이 15억원 가량 붙어있다. 추후 내야 할 추가분담금 4억원을 더하면 전용 84㎡ 매물 기준 총 25억원 가량의 자금이 마련돼야 한다.

일반분양자들의 관심은 청약 시기와 공급타입, 분양가다. 조합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은 다음달, 늦어도 3월 중 관리처분변경인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승인 절차 등을 밟는다면 하반기에 일반공급 물량이 풀릴 가능성이 있다. 분양물량은 3080세대 가운데 1686세대나 나온다. 대규모 물량인만큼 예비청약자들의 관심도 높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지난달 일반분양 진행 당시에도 예비청약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비교군으로 거론되던 사업장 중 하나가 디에이치 방배였다. 인근 시세대비 고가로 책정된 분양가로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분양받을 바에야, 강남3구인 디에이치방배를 청약하는 게 낫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분양가는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지역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을 많큼 다량의 불소 오염토가 다량 나오면서 정화작업을 진행한 영향이다. 이에 따른 공사비 지연 및 공사비 손실만도 무려 1000억원에 달한다. 분양가에 녹여내면 일반분양가도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은 유동적인 만큼 예비청약자들이 꾸준히 청약일정을 확인하는 게 요구된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제를 빨리 완화하면 돈이 도니 굳이 조합이나 시공사도 청약을 서두를 필요가 없겠지만, 지금과 같이 묶어두면 일반분양 계약금을 통해서라도 자금이 돌게 해야 하니 빠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엔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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