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전략적 투자자 롯데하이마트와 협력 본격화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부터 공동 출점 계획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주택시장 거래 절벽으로 실적 부진, 주가 하락까지 맞은 가구업계 1위 한샘이 기존 제조·유통업 기반에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리빙테크 기업으로서 도약 목표로 세웠다. 한샘은 주력 사업인 ‘홈 리모델링’ 부문을 살리면서도 한샘의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쇼핑과 본격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특히 한샘은 롯데하이마트와 홈 리모델링 부문 협력에 나서며 부진한 부문은 극복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거래 절벽, 원가 상승 부담 등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가구업체들이 일제히 실적 위기를 맞은 가운데 한샘은 이날부터 일부 부엌, 수납제품 가격을 평균 2.7% 올리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 식탁 전시공간.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한샘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 식탁 전시공간.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한샘

그간 한샘은 리빙 테크 기업 도약을 꿈꾸며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 작업을 해왔다. 한샘이 가진 국내 최대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온라인과 결합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한샘은 한샘몰·한샘닷컴의 통합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한샘이 구상한 통합 플랫폼은 리모델링과 홈퍼니싱으로 나뉜 고객층을 하나로 모으고 오프라인 매장, 대리점과 유기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샘은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내부 시험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샘은 조직 개편도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초점을 맞췄다. 한샘은 이번 개편에서 온라인 사업본부와 인테리어 사업본부를 통합해 홈퍼니싱 본부를 신설했다. 디지털 부문에는 IT 본부를 통합 편재하고 통합 마케팅실을 배치했다.

한샘이 경쟁력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까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한샘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1조5032억원으로 1년전(1조6575억원) 대비 1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 1~3분기는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뿐 아니라 한샘은 주가 하락세까지 보이며 한 때 3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1조496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샘, 롯데하이마트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한샘, 롯데하이마트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특히 한샘은 주력 사업인 홈 리모델링 사업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한샘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한샘의 핵심 사업은 홈리모델링·홈퍼니싱 부문과 B2B이다. 홈리모델링·홈퍼니싱 부문의 매출 비중은 63%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 3분기 한샘의 홈리모델링 매출은 4066억원, 영업이익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1034%가량 줄었다.

그간 한샘은 롯데쇼핑과의 시너지가 기대만큼 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한샘 인수에 나선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각각 2295억원, 5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한샘은 롯데하이마트와 홈 리모델링 사업 협력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 ‘홈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에 한샘 홈 리모델링 전문 브랜드 한샘리하우스를 입점시켜 고객이 원하는 시공 분야에 맞춰 인테리어 상담을 중개해준다. 또 한샘은 롯데하이마트와 가전 구매와 리모델링을 함께 계획하는 고객을 겨냥한 동시구매 혜택을 선보였다. 롯데하이마트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한샘리하우스 리모델링 계약시 한샘 제품을 무료 시공해주거나, 한샘리하우스 계약 고객이 하이마트에서 가전을 추가 구매하면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샘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에 앞서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양사 협력을 향한 우려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2조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줄었다. 지난해 1~3분기 롯데하이마트는 적자로 전환했고, 연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한샘과 롯데하이마트는 가구와 가전 사업 시너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한샘의 전략적 투자자로서 한샘 경영권을 갖고 있지 않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렵다.

한샘 관계자는 “롯데그룹과의 협업은 롯데 계열사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며 진행되고 있으며 수도권과 부산 등 백화점 주요 점포에 디자인파크와 리하우스 표준매장을 출점시켰다”며 “롯데하이마트와는 현재 수도권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한샘과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매장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매장 옆에 한샘리하우스를 입점시켜 가전과 리빙 제품을 함께 전시하는 협력 매장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공동 출점을 통한 통합 매장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한샘과 롯데쇼핑은 단순 공간을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공동 출점하는 등 콜라보 매장을 기획하고 있다”며 “콜라보 매장은 공용 공간에서 방문 고객이 리모델링 상품, 인테리어 가구와 가전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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