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신년사로 ‘관계’의 중요성 밝혀···향후 기업 경쟁력은 관계가 결정
LG, ‘고객가치’ 최우선···“구성원 스스로 나서서 고객가치 찾고 키워야”
삼성은 신년사 발표 생략할 것으로 보여···현대는 오는 3일 발표 예정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전 세계적인 불경기로 경영환경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2023년 국내 주요 4대 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각각 신년사를 통해 관계 형성과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직 신년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술혁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SK, 글로벌 위기 속에서 기업 역할 강조···“기업도 관계가 중요”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전했다. 최회장은 기업역할을 강조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업 가치로서 ‘관계’의 중요성을 밝혔다.
최회장은 “앞으로 기업들이 지구와 사람, 사람과 사람 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기업에도 ‘관계(Relationship)’가 중요한 시대로,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다”며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크기에 좌우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최회장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자”며 “새로운 국가 및 시장을 발굴하는 등 관계와 네트워크 확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와 관련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최회장은 “SK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등을 계기로 관계의 범위를 넓히고 기후변화·양극화·디지털 격차와 같은 인류 공동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성원들의 행복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며 “새해에는 무엇보다 구성원 곁에 다가가 함께 행복을 키우는 기회를 늘리고 구성원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계속 만들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LG, 고객가치 중시···“고객 감동 키워야 사랑받는 기업 될 수 있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앞선 20일 신년사를 밝혔다. LG그룹은 무엇보다 ‘고객가치’를 강조했다.
구회장은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 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구회장은 “2023년은 여러분이 LG의 주인공이 되어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구성원 각자의 고객은 누구이고 그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이어 “제 고객은 LG의 이름으로 고객감동을 만들어 가는 여러분이며, 모든 고객가치 크리에이터 한 분 한 분이 고객감동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만드는 고객가치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회장은 “여러분의 실천과 도전들이 인정받고 더 큰 기회와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가치를 모아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과 경험을 만들어 가자”며 새해 인사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신년사 미발표···현대는 오는 3일 발표 예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직 신년사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올해 별도로 신년사를 전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선언’을 밝힌 지 30주년이 된 만큼, 회장으로 임명된 이회장이 향후 ‘제 2의 신경영선언’을 밝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이회장은 지난 10월 27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이회장은 베트남 출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출장 중 사장단에게 “여러 위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는 미래 기술 발굴에 더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3일 경기도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신년 경영전략을 밝히며 인사말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이 양재동 본사가 아닌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년회에선 미래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기술혁신이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전동화’ 및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DV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앞서 2022년 신년사에서 정회장은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며 ▲친환경 톱 티어 브랜드 ▲미래사업 영역 스마트 솔루션 제시 등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