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로펌 근무 경력 부담될 듯···제약협 이사장단, 최근 후보군 논의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차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에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A씨가 하마평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출신으로 능력과 실력을 갖춘 그가 협회장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오는 2023년 2월 말까지 협회장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제약협회장은 임기 2년에 2번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됐다. 즉 최대 6년 재임이 가능하다. 지난 2017년 3월 협회장 임기를 시작한 원 회장은 규정상 더 이상 연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제약협회 이사장단은 이달 중순 모임을 갖고 차기 협회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협회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A씨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사장단 소속 제약사 대표 모임에서 복지부 출신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통상 협회장에 차관급을 영입한 관행 등을 감안, 복지부 고위직을 거쳐 식약처장을 역임했고 평판도 우수한 A씨가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 A씨는 지난 2018년 협회장이 수개월간 공석이었던 시절 원 회장과 함께 제약협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1955년생인 그는 경기 파주 출신으로 경동고와 한국외국어대 노어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7회로 복지부와 인연을 맺은 후 정책홍보관리관과 보건의료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과 식약청장, 고용복지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정통행정관료 출신이다.
A씨는 부드러운 인품을 지녀 ‘영국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지부 재직 당시 실무자로 인해 윗사람에게 질책을 받아도 해당 직원에게 언급 없이 업무에만 주력, 공직 은퇴 후에도 민간업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부총장과 △신세계푸드 사외이사 △삼성복지재단 이사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 회장 △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 △BRC 기타비상무이사 △매일유업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이처럼 차기 제약협회장에 적합한 경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A씨는 향후 인선이 공론화되면 현재 근무하는 B로펌 고문이 논란 소지가 있다는 업계 지적이다. 실제 그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B로펌에 출근하며 고문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로펌에는 제약협회장을 역임한 C씨도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B로펌이 적지 않은 제약업계 소송이나 컨설팅에 관여하는 상황에서 현직 고문이 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처음 협회장 하마평이 돌았던 지난 2018년과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2월 말까지 임기가 예정된 원 회장 후임자에 대한 본격 논의는 내년 초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B로펌에 대한 업계 평판도 협회장 인선의 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씨가 유능하고 협회장에 적합한 인물인 점은 알고 있다”며 “협회는 업계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회장 후보를 신중하게 인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