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편의점 업계 최초 싱가포르 진출
과거 해외 사업 철수 사례따라 마스터프랜차이즈로 확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그룹이 주춤했던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베트남 지사 지분을 현지 기업 ‘타코그룹’에 매각하고 타코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연달아 진출하며 현유통 점포를 늘리는 중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최근 싱가포르 주롱포인트점(1호점)과 넥스몰점(2호점)을 개설했다. 국내 편의점 브랜드 중 싱가포르에 진출한 것은 이마트24가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 이마트24 싱가포르 매장 두 곳의 현장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며 동남아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마트24가 말레이시아에 이어 싱가포르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높은 잠재력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세계 5위이자 아세안국가 중 1위다. 인구당 편의점 수는 8500명당 1개 수준으로 편의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 받는다.
앞서 이마트24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에만 32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이 지여에 80개점, 향후 5년 내 300개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은 한국 문화,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연령대도 낮아 편의점 진출이 용이하다.
이마트24는 ‘외식 문화’에 익숙한 동남아 특징을 반영해 레스토랑과 카페 같은 콘셉트로 한국형 떡볶이·컵밥·닭강정 등의 즉석 먹거리 상품과 도시락·김밥·삼각김밥·샌드위치 등 간편식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동남아 공략을 강화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베트남 호치민 중심가인 ‘살라 투 티엠’ 지역 소픽타워 쇼핑몰에 베트남 2호점을 열었다. 이마트는 필리핀에 할인점 외에도 전문점 노브랜드를 17개점을 출점시켰다.
신세계그룹은 유통 계열사들의 동남아 진출에 대해 “아직 계획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추가 진출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의 해외사업은 2018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성장 흐름을 탔다. 이마트 해외사업 매출은 지난 2018년 6213억원에서 지난해 1조616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18년 154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도 흑자전환해 지난해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마트의 이같은 동남아 진출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이마트는 앞서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이마트 1호점을 오픈한 후 중국 진출 20년 만에 철수했다. 중국에서 인허가가 제대로 나지 않아 출점이 막히면서다. 당시 이마트는 중국 사업 운영 당시 누적 적자만 1500억원가량에 달했다.
이미 해외에서 실패 경험을 봤던 이마트는 이마트24 역시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자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한 후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지역에서의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가맹 사업자의 경우 투자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로열티 수입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모두 동남아에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마트는 그간 미국에 투자하며 사업을 강화해왔으나 이마트, 이마트24를 동남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