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의 33% 간판 교체한 세븐일레븐, 내년 말 100% 전환 예상
세븐일레븐-미니스톱 합병도···점포수 100% 확보, 영업이익률 개선이 과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리아세븐이 올 1월 미니스톱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간판 바꾸기에 한창이다.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롯데CVS711은 모회사인 롯데CVS를 역합병 형태로 흡수하기로 해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전체 점포 수 가운데 33%를 자사 점포로 확보한 가운데 세븐일레븐의 시나리오대로 내년 말까지 미니스톱 점포를 100% 자사 전환으로 가능할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CVS를 통해 롯데CVS711에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롯데CVS는 코리아세븐이 지난 2월 한국미니스톱의 인수 작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롯데CVS711은 한국미니스톱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변경한 법인명이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롯데CVS711은 모회사인 롯데CVS를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아직 흡수합병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고, 자회사인 롯데CVS711이 모회사인 롯데CVS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롯데CVS와 롯데CVS711이 1.00 대 7.6969697이다. 롯데CVS711이 코리아세븐을 보유하고 있던 롯데CVS의 주식 1주당 7.6969697주를 교부하게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롯데CVS711은 코리아세븐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기존 ‘롯데지주-코리아세븐-롯데CVS-롯데CVS711’에서 ‘롯데지주-코리아세븐-롯데CVS811’로 바뀌게된다. 즉 양사 간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는 셈이다.
현재 코리아세븐은 이번 합병이 궁극적으로 코리아세븐과 롯데CVS711의 합병으로 이어지는 방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니스톱에서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한 점포는 850개다. 이는 미니스톱 전체 점포수인 2600개 중 33%가량에 달하는 수치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흐름대로라면 내년 말 모든 미니스톱 점포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경우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업계 강자인 CU와 GS25의 점포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물론 미니스톱 점주들은 계약 상황 등을 고려해 세븐일레븐 또는 다른 점포로 간판을 교체할 수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 통합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되고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 빅3를 굳히려는 의도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은 전환작업 특성상 한번에 일괄 전환이 어려운 만큼 월별 계획에 의거해 진행하고 있다”며 “브랜드 전환뿐 아니라 일반 신규점 오픈까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계획하에 진행하고 있고, 당초 월 전환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선례를 비춰볼 때 코리아세븐이 예상 시나리오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 편의점 간 출점 거리를 제한하는 자율규약이 3년 더 연장됐다는 점에서,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점포수 증가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세븐일레븐 인근에 위치한 미니스톱 점주가 세븐일레븐으로 간판 교체를 원하는 경우 세븐일레븐 점주 동의를 구해야 한다. 또 앞서 세븐일레븐은 2000년, 2010년 각각 로손과 바이더웨이 인수 당시 점주들의 이탈로 합병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물러 있어 미니스톱 점포수 확보 외에도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겨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 영업이익률은 2011년 3.36%에서 2014년 1.31%로 1%대에 그친 이후 2019년 1.1%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0년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은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해는 소폭 개선돼 0.04% 수준으로 기록됐다. 올 1~3분기 기준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 역시 0.2%에 불과하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과거 바이더웨이 인수 당시에는 예상보다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느렸었지만 오히려 인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미니스톱으로의 점포 전환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내년 세븐일레븐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온전하고 성공적인 브랜드 전환이며, 현재와 같은 속도에 비춰 볼 때 내년도 말이면 브랜드 전환 작업을 조기에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