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해 갤럭시코퍼레이션 CESGO 인터뷰
"'메타버스 홍익인간' 정신으로 세상 이롭게 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메타버스 기술로 사람과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메타버스 홍익인간'이 갤럭시코퍼레이션의 가치입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과 가상을 초월(meta)하는 공간(universe)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험을 연결해 우리의 삶을 새롭게 구성한다. 최근 기술 고도화로 이미 사라진 과거나 사람을 현실로 소환해 위로와 추모도 가능해졌다. 국내 최초 메타버스 아바타 포털 기업을 선언한 갤럭시코퍼레이션도 메타버스의 무한한 확장성을 활용해 망자와 산자를 연결한다. 이들은 변화(E)와 연결(S)을 통해 선한 영향력(G)을 실천하는 '메타버스 ESG'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아바타 구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세계에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목표에서다.
기자는 지난 16일 여의도 갤럭시코퍼레이션 사옥에서 조성해 CESGO(최고ESG책임자)를 만났다. 조 책임자는 사람-사람, 망자-산자의 연결을 통한 메타버스 ESG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CESGO는 갤럭시코퍼레이션에만 있는 세계 유일무이한 직책이다. 이밖에도 세상의 행복을 책임지는 갤럭시코퍼레이션의 대표 최용호 CHO(최고행복책임자)를 비롯해 유족과의 소통을 맡은 오희영 CWO(최고동행책임자), 회사의 경영 가치·과제를 맡은 안영노 CQO(최고퀘스트책임자) 등 C레벨 직책을 마련했다.
조 책임자는 자신의 직책을 '메타버스 기술로 널리 이로운 일을 하자는 사명감을 가진 포지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도 현실세계의 불평등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기술을 개발·활용하는 주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만의 정체성은 사옥 곳곳에도 녹아있었다. 여의도 IFC몰 53층 사옥에 들어서자 입구에서부터 우주 콘셉트의 독보적인 세계관이 펼쳐졌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이 메타버스를 탐험하는 '우주선'이라면, 이 공간은 거울을 통해 여러 멀티버스로 이어지는 '메타버스 세상'의 메타포다. 갤럭시 구성원들은 메타버스 탐험가인 '우주인'으로 구현됐고, 사람들이 '파란색 나비'들처럼 아바타로 변태하며 '열정의 꽃밭', 즉 메타버스 신대륙을 찾아간다는 함의가 담겼다.
감옥 콘셉트로 꾸며진 회의실도 눈에 띄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직원들이 이 안에서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디자인 전략이 숨어 있다. 회의실 내부는 실제 감옥처럼 2층 침대와 세면대 등으로 꾸며져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고(故) 김성재, 김자옥, 서지원 등 고인이 된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을 아바타로 되살리는 프로젝트로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기술력을 뽐내기보다 또다른 인격체를 가진 아바타로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데 집중했다. 이제 이들이 생전 관심 가졌던 영역을 공익 캠페인 성격으로 풀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조 책임자는 "메타버스를 통해 망자를 추모하고, 사람들의 그리운 마음을 위로하고자 했다"며 "아바타로 제작해 홍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유족과 논의해 망자들이 생전에 하고자 했던 일들을 아바타로 구현해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난 4월 시리즈B 투자 유치 당시 3000억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1조원 가치의 유니콘 기업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이들의 메타버스 기술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초의 글로벌 IP인 필리핀 복싱 영웅 파퀴아오를 아바타화하면서다. 파퀴아오의 IP를 영화·드라마 콘텐츠 제작에 활용해 필리핀 현지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중동지역에서의 관심도 뜨겁다. 최근 디지털 전환 시대를 열고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중동국가들은 막 태동을 시작한 메타버스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메타버스 산업을 세계 10위권으로 키우겠다는 '2022년 두바이 메타버스 전략'을 발표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난 10월 UAE의 셰이크 마제트 왕자가 설립한 MJ에셋인베스트먼트와 투자유치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엔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
조 책임자는 "그간 '메타버스 퍼스트 무버'로서 국내에서 메타버스 기술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기 위해 달려왔다"며 "이제 갤럭시의 최초 글로벌 IP인 파퀴아오를 통해 필리핀 시장은 물론 중동지역에도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연예인 IP를 넘어 역사적 위인을 되살리는 메모리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역사 교육을 위한 시청각 콘텐츠 출시도 준비 중이다. 학교 정규 교과 콘텐츠로 도입시키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조 책임자는 "메타버스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메타버스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역사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한다"며 "호국영령, 민주열사, 독립운동가 등 역사적 인물을 메타버스로 소환해 추모 문화를 바꿔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역사를 텍스트로 접하는 게 아니라 직접 느끼고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과서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