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에도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집토끼 지키기’
주주제안 1만4900원 수준서 배당금 결정 전망···지속성장·주주가치제고 목표

금호석유화학 여수2공장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2공장 전경. / 사진=금호석유화학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불황으로 인한 산업위축에도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자기주식 매입을 통한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들에 이익이 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실행하는 중이다. 주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글로벌 금리인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매출은 1조8871억원을 기록해 1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3.1% 줄어든 230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급감했기 때문이다.

합성수지 부문은 수요 감소에 적자로 전환되기도 했다. 가전 수요 감소와 시장에 재고가 쌓이면서 제품가격 약세가 나타나 수익성이 하락해 올해 3분기 62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밀화학·에너지 부문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해 선방했지만, 다른 사업의 손해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금호석유화학은 시황 부진으로 실적이 감소세에 있지만 계획보다 높은 단계의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하겠다는 목표다.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동시에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도록 하는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8조4618억원, 영업이익 2조406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불황으로 ▲1분기 4491억원 ▲2분기 3539억원 ▲3분기 2305억원 등으로 영업이익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였고,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의 대표적인 주가 부양 방식이다. 소각으로 주식 총량이 줄어들면, 수요 대비 공급이 줄면서 주가 인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떨어질 때 다수의 기업이 선택한 주가 방어 수단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9월 27일 자사주 98만2000주를 소각했다. 같은해 3~9월 주식 시장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곧바로 소각했다. 지난해 소각물량과 비교하면 5배 수준으로 1500억원 규모다.

자사주 소각 직전 주가는 최근 1년내 최저점인 11만1000원대였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 직후인 9월 28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현재는 14만원 중반에서 횡보 중이다. 회사의 주가 부양 대책이 적중한 셈이다.

고배당 기조도 이어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2년간 주당 배당금을 1500원에서 1만원으로 약 8배 늘렸다. 지난해 현금배당 규모는 보통주 주당 1만원, 우선주 주당 1만50원으로 배당총액은 2808억원이었다. 

2020년에는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 배당총액은 1158억원이었다. 2010~2019년 배당금은 1000원대, 총액은 500억원에 머물렀다. 2020년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불황과 그룹 이슈에도 굳건히 버텨준 주주와 신규 투자자를 위해 배당금을 크게 늘렸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올해 역시 고배당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올해 초 주주들이 제안한 보통주 주당 1만4900원, 우선주 주당 1만4950원에 가까운 배당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올해 배당 총액은 2018~2020년 3년 총액의 2배를 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산업의 불안정성으로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속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및 배당확대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주주환원정책 강화와 함께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친환경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오는 2035년을 탄소중립 성장의 원년으로 삼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태양광과 연료전지 투자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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