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배터리 사용량 늘었지만 국내 3사 점유율 7.3%↓
정부·기업 힘 합해 ‘지속가능한 배터리 생산체계’ 구축 추진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청주 오창 공장. /사진=LG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청주 오창 공장. / 사진=LG에너지솔루션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내 배터리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대표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EV·PHEV·HEV)에 쓰인 총 배터리 사용량은 341.3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2% 늘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의 점유율은 25.1%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3%포인트 떨어졌다.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각사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지만, 점유율 하락은 면하지 못했다.

점유율 1위인 중국의 CATL과 3위 BYD를 필두로 상위 10위권에 오른 중국 기업들이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CATL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0.3% 증가한 119.8GWh를 판매했다. 국내 3사 합산 점유율보다 많은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43.1GWh,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21.2GWh, 16.6GWh 등으로 국내 3사의 총 배터리 사용량은 80.9GWh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현지 기업의 배터리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최대 시장인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구체적 사항이 정해지기 전까지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현재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내 배터리 기업은 현재 상황을 위기로 판단, 대규모 투자 및 인력 양성에 집중해 배터리 강국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 오는 2030년까지 관련 국내 투자에 50조원 이상 쏟아붓고, 인력 1만6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배터리 생산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글로벌 점유율 4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약 26% 수준이다. 중국(56%)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단, 높은 기술 및 양산 능력을 가진 만큼 민·관이 힘을 합해 중국 점유율을 뺏어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IRA에 대해 개별 기업 단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어,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배터리 핵심광물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 순방 및 장관급 회담 등으로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자원 보유국이 자국 중심으로 광물을 활용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배터리 동맹을 통한 원팀을 구성해 국가 차원에서 움직여야 제2의 반도체로 점찍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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