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상계획 승인 후 328명 환자 진행···‘JP-1366’, P-CAB 제제 장점 보유
3상 결과 도출 후 시장 전망 가능할 듯···제일약품 상반기 매출 대비 R&D 비율 6.48%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P-CAB’ 제제 시장에서 경쟁 중인 가운데 제일약품이 어느 시점 시장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제일약품은 현재 진행 중인 P-CAB 기반 신약후보물질 임상시험을 다음 달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이 지난 2019년 3월 ‘케이캡’을 시장에 내놓으며 개막된 국내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시장이 올 7월 대웅제약 ‘펙수클루’ 출시로 경쟁이 격화된 상황이다. 이어 제일약품도 P-CAB 제제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어서 업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P-CAB 기반 신약후보물질 ‘JP-1366’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은 후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승인에 이어 328명 환자를 모집, 바로 임상에 착수했다. 이어 오는 12월 종료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단계다. 이번 3상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JP-1366 20mg과 란소프라졸 30mg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내용이다. 고대구로병원 등 국내 30여개 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 신약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대형 제약사 2파전이 향후 3파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기존 PPI(프로톤펌프 억제제) 계열 약물과 P-CAB 제제로 구분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P-CAB 제제는 PPI 제제 단점을 보완한 신약으로 복용 편의성이 좋다”며 “구체적으로 PPI 제제는 공복에 미리 먹어야 효과가 나타나지만 P-CAB 제제는 식사와 관계 없이 증상이 있을 경우 아무 때나 복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P-CAB 제제는 위산에 의한 활성화 없이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시켜 기존 제제 대비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PPI 제제와 상호보완적 처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장점으로 인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제제 매출 비중이 지속 늘고 있다. 2019년 출시된 케이캡의 2021년 외래 처방실적이 109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3분기 누적 원외처방액은 920억원대로 집계된다. 올해 처방액은 1200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예상된다. 대웅제약 펙수클루 역시 3분기에만 44억원이 넘는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 현재로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 제일약품 신약이 진입한 후 구도를 예측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JP-1366 임상 종료에 이어 결과 분석, 허가 신청, 획득, 급여 등 적지 않은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JP-1366 정보는 제한적이어서 향후 예상이 어려운데 최소한 임상 3상 결과가 파악된 이후 전망이 가능하다”며 “대웅제약 펙수클루 사례를 봐도 내년 가을 이후 JP-1366 출시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제일약품 JP-1366 임상 3상은 회사 경영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 부여가 가능한 사안이다. 올 상반기에만 243억원을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한 제일약품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6.48%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3.46%를 보인 비율이 2020년 3.51%, 2021년 5.57%를 넘어 6%대에 진입한 것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이 57억원 적자를 기록한 제일약품 입장에서 쉽지 않은 투자규모로 판단된다.
실제 제일약품은 JP-1366 외에도 ‘JPI-547’과 ‘JPI-289’ 등 다수 신약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JPI-547은 이중저해 표적 항암제로 PARP와 탄키라제를 동시 억제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뇌졸중치료제 후보물질 JPI-289는 Monkey tMCAO 동물모델 실험에서 효능이 입증된 퍼스트인클래스 임상물질이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이 상반기 집행한 연구개발비는 이미 2020년 한해 투자한 연구개발비 규모”라며 “전반적인 P-CAB 제제 시장 확대 추세를 감안하면 회사가 신약 허가와 급여에 성공할 경우 경영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