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인치 모니터 다음달부터 생산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내년 20인치와 30인치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출시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공략한다. LG디스플레이가 현재 생산 중인 대형 OLED 패널 중 가장 작은 사이즈는 42인치인데, 이보다 작은 크기로 라인업을 다변화한단 전략이다. 40인치대 OLED 패널 물량을 늘려 판매량 확대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TV용 패널 시장 부진 속에 게이밍 시장 공략을 확대하기로 했다.
7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광저우 공장에서 20, 30인치 게임용 OLED 모니터 생산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8.5세대 원장에서 패널을 생산할 경우 27인치는 기판 1장에서 패널 24개, 31인치는 18개를 제작할 수 있다. 31인치는 하나의 기판에서 여러 규격의 패널을 양산하는 멀티모델글라스(MMG) 공법을 활용할 경우 65인치와 동시에 생산이 가능하.
전자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올초부터 OLED 라인업 확대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OLED 패널 범위가 게이밍 제품으로 넓어지고 있단 점에서 27인치와 31인치는 TV보다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TV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27인치와 31인치 패널은 LG디스플레이 실적 개선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글로벌 TV 출하량 전망치는 각각 2억200만대와 2억100만대로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된다. 시황 악화 속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4883억원, 75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 전망치가 2160만대로 올해(2050만대)보다 5%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출하량이 전년보다 약 10% 감소하지만, 내년 OLED 패널이 탑재된 제품이 증가하면서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내년 TV 시장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도 게이밍 모니터 시장 확대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27인치 OLED 패널은 LG전자의 게이밍 모니터에 탑재될 전망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27인치 OLED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공개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5월 게이밍 모니터 가운데 처음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한 48인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40인치대 OLED 패널 생산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기존 48인치보다 더 작은 42인치 사이즈를 OLED 라인업에 추가했는데, 40인치대 패널 생산량을 확대해 전체 공급량을 늘리겠단 전략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패널 사이즈가 점점 커지는 게 TV 시장 트렌드”라면서도 “초대형 패널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건 맞지만, 아직 수요는 한정적이다. 내년 판매량 확대가 필요한 LG디스플레이는 40인치대 패널 공급을 늘리는 게 실적 개선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42인치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43만9000대에서 내년 46만8000대로 6% 이상 늘어난다. 48인치 패널은 올해 100만6400대에서 128만2000대로 30%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88인치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2000개에서 내년에 1000개로 오히려 50% 감소한단 예상이다. 97인치 패널 물량도 올해 제로(0)에서 내년 1000개 수준으로 늘어나 대중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