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경기 민감주, 침체 시기 평균 주가 하락 폭은 28%
현대重·대우조선, 8~9월 고점 찍은 후 내림세 지속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사진=현대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 사진=현대중공업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올해 주식 시장은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이 주도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 중에서 조선 업종은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박 발주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상승세가 꺾이고 조금씩 내림세를 나타나고 있어서다.

조선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로 분류된다. 경기 민감주란 단어 그대로 경기가 좋을 때 주가가 좋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땐 빠르게 하락하는 종목을 뜻한다.

대부분의 산업이 글로벌 경제상황에 영향을 받지만, 조선은 특히 정도가 심한 편이다. 경기가 살아나 물동량이 증가하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지만 반대의 경우 발주량이 ‘0’에 수렴하면서 조선소 도크에 빈 자리가 많아진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미국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거나 전미경제연구소가 인정한 경기침체 시기는 각각 3회씩 총 6회”라며 “이 중 4차례에 걸쳐 조선업종 주가는 크게 하락한 모습이 나타났다. 평균 주가 하락 폭은 28%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조선 업종의 주가하락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최근 3개월 간의 주가를 보면 올해 8월 26일 15만1000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이달 20일 기준 10만8500원으로 떨어졌다. 두 달 만에 28.1% 하락한 셈이다.

한화에 인수될 예정인 대우조선해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화로 인수될 것이란 발표가 나온 직후인 올해 9월 26일 주가는 2만6000원이었다. 장 중 한때 18%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이달 20일에는 1만8750원으로 27.9% 떨어졌다. KB증권이 분석한 평균 주가 하락폭과 비슷하다.

증권가는 미국이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제회복이 되지 않는 한 조선 업종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선업계가 올해 3분기 들어 영업이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 소식이 없어 주가 상승의 재료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조선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아 한화는 예정대로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까지 최대 6주간 상세 실사 작업을 진행한 후 본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경쟁당국의 결합 심사 등 절차는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화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55.68%의 지분을 보유한 KDB산업은행은 28.2% 줄면서 2대 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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