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30g 감량·디자인 개선·가격 인하 등 전작 단점 보완
여정민 지사장 “AR 대중화 생각보다 빨리 시작될 것”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중국 스마트 글래스 스타트업 엔리얼이 증강현실(AR) 글래스 신제품 ‘엔리얼 에어’를 국내 출시했다. 전작 대비 가벼워진 무게, 개선된 디자인, 낮은 가격 등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 AR 글래스 대중화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AR 기술 적용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국내 파트너사와 앱 및 콘텐츠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28일 엔리얼은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 선릉점에서 엔리얼 에어의 국내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AR 글래스는 착용 시 렌즈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된 화면을 볼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 콘텐츠 화면과 실제 눈앞의 전경이 혼합돼 나타나 서비스 이용 중에도 시야 확보가 가능하단 점이 특징이다. 구글, 애플, 메타 등 글로벌 IT기업들 사이에선 AR 및 가상현실(VR) 등 확장현실(XR) 기술 및 기기 개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엔리얼은 2019년 세계 최초로 일반 사용자를 위한 A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2020년 국내에서도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엔리얼 라이트(U+리얼글래스)를 선보였다. 당시 U+리얼글래스는 출시 한 달 만에 초기 물량 1000대가 소진되는 등 흥행하는 듯했지만, 69만9000원이란 부담스러운 가격과 110g에 달하는 무게 등 단점 탓에 대중화에 실패했다. 결국 LG유플러스가 출시 2년 만인 지난 7월 U+리얼글래스의 판매를 중단하면서, 엔리얼의 국내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엔리얼은 엔리얼에어의 직접 판매를 통해 국내 공략에 속도를 내겠단 전략이다. 해당 제품은 엔리얼코리아 홈페이지와 쿠팡에서 이날부터 판매된다.
엔리얼 에어는 전작 대비 약 31g 가벼워진 무게와, 일반 선글라스와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출고가도 49만8000원으로 전작 대비 20만원가량 낮췄다. AR 글래스의 대중화를 목표로 출시한 만큼 전작에서 지적된 소비자 불만사항을 개선한 것이다. 또 맞춤형 교정 렌즈를 지원해 시력 교정이 필요한 경우 동봉된 렌즈프레임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도수렌즈를 제작해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엔리얼 에어는 전용 3D 인터페이스 앱 '네뷸라'를 설치 및 연결해 유튜브, 게임 등 콘텐츠를 최대 201인치의 3D 스크린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순한 스마트폰 화면 미러링 기능 외에도 최대 5개의 화면을 동시에 띄워 이용할 수 있는 멀티스크린 기능도 지원한다. 엔리얼은 연내 엔리얼 전용 어댑터도 공식 판매할 예정이다. 엔리얼 어댑터의 배터리를 통해 최대 3시간 동안 영상 시청, 30분 동안 최대 40% 충전이 가능하다.
여정민 엔리얼코리아 지사장은 “엔리얼 라이트가 기업, 개발자 등을 위해 AR 기술과 관련한 모든 기능을 담아 일반 소비자들은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후 수차례 시장조사를 한 끝에 좀 더 가볍고 쉬운 제품을 만들어 보급하잔 생각으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엔리얼 에어는 지난해 9월말 글로벌로 출시한 뒤, 한국 실정에 맞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최적화 과정을 거쳐 출시했다”며 “엔리얼 사용자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80%의 소비자가 콘텐츠 스트리밍을 하기 위해 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평균 출퇴근 시간이 OECD 국가 중 가장 긴 나라인 한국에서 엔리얼 에어를 통해 출퇴근길 및 운동하고 게임하고 영화를 시청하는 다양한 일상 활동 속에서 시공간에 관계없이 더 큰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리얼은 엔리얼 에어 출시와 함께 국내 파트너사들과 AR 앱 및 콘텐츠를 개발하고 레퍼런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여 지사장은 “국내 시장에선 판매량을 뛰어넘어 좀 더 많은 앱 및 AR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용사례를 발굴하고자 한다. 앱이나 콘텐츠에 집중하면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엔리얼 에어는 이날 한국까지 주요 5개국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의 경우 워낙 시장 커서 판매 위주 전략을 펼치겠지만, B2B, B2G 시장에서 관심도가 높은 한국에선 AR 적용 사례를 발굴하고, 앱과 콘텐츠를 개발해 이를 다시 해외시장에 소개함으로써 AR 시장을 활성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6년 전 창업 당시 AR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최근엔 AR이 차세대 플랫폼이란 건 확실하고 언제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기존 AR은 미래 기술로만 여겨졌는데, 많은 디바이스가 나오고 있고 앱도 개발되면서, 한걸음씩 변화하는 걸 느끼고 있다. 지금 생각하는 시점보다 더 빨리 AR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