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인수설 있어와···글로벌 톱10 방산기업 목표 이루기 위한 행보 이어갈지 관심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전격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일각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품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종합 방산기업으로 나서기 위한 본격 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27일 한화그룹 안팎에 따르면 한화는 과거부터 KAI 인수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도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인수할 경우 전투기 엔진 직접 공급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8년 인수포기설도 등장했다. 당시 KAI​​가 개발한 헬기 ‘마린온(MARINEON)’이 추락 사고를 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전량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화가 KAI 인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지만 한화 안팎에선 다른 분위기가 전해졌다. 지분 처분은 엔진 관련 투자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한 업계 인사는 “어차피 KAI 인수와 관련해선 수출입은행의 지분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지분처리만 놓고 인수 포기 해석을 하는 것은 이른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로부터 약 4년 뒤인 지난 26일 한화그룹은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 지분은 55.7%에서 28.2%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등장 여부에 따라 최종 주인이 결정된다.

한화그룹의 이번 행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나서는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3개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에 나섰다. 흩어져 있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며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엔 계열사 별로 흩어져 있던 우주산업 핵심 기술을 연결시키기 위해 협의체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한화그룹이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기업 톱10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대우조선에 이어 KAI 까지 품는다면, 지상부터 우주에 이르는 종합방산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는데 있어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KAI 인수의 핵심은 수출입은행 지분 인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AI의 1대 주주는 26.41% 보유한 수출입은행이다. 이전 정권은 KAI 민영화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지만, 현 정권에선 다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한화의 인수의지와 무관하게 실제로 인수가 성사될 수 있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이미 인수하기로 한 대우조선해양도 단 하루 만에 노조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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