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 사상 첫 3조원 넘어설 듯···기아도 사상 최대 실적 전망
달러 강세에 수출 중심 현대차 호실적···해외 판매, 내수 대비 5배 수준
반도체 대란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인센티브 하락 및 차량 가격 상승
SUV·전기차 등 고수익 판매 늘어···전체 판매도 전년대비 8%가량 증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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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와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에 따른 차 가격 상승 및 인센티브 약세 등으로 차량 1대당 판매수익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20일 DB금융투자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현대차 매출액은 36조2234억원, 영업이익은 3조1301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6%, 9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치대로 현대차가 영업이익 3조원을 넘길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 2분기 현대차는 영업이익 2조9798억원을 달성하며 2012년 2분기(2조5372억)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기아도 3분기 매출 22조8734억원, 영업이익 2조402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9%, 8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증권가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올 3분기에도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호실적은 우선 달러 강세 때문이다. 원·달러환율은 전날 1393.6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1390원대로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14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 강세는 수출 중심인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한다. 통상 현대차그룹 해외 판매는 내수보다 5배가량 더 많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분기 호실적 원인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환율을 꼽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260원으로 전년대비 12.6% 상승했다. 현재 환율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 3분기 평균 환율은 2분기보다 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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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뿐 아니라,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도 현대차그룹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반도체 대란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할인을 하지 않아도 차량 판매에 문제가 없어졌다.

특히 미국에서 인센티브 하락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통상 현대차는 해외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대리점에 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최근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대당 인센티브가 크게 축소됐다. DB금융투자는 최근 현대차 인센티브가 산업내 가장 낮은 대당 5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한때 현대차 인센티브가 3000~4000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딜러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낮아진 만큼 현대차에 돌아오는 수익이 커진 셈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 등으로 상대적으로 차량 가격을 올리기 쉬워진 점도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간에 걸쳐 현대차그룹이 고수익 모델 비중을 높이며 체질 개선을 한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세단 중심의 라인업에서 최근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 통상 소형차보다는 대형차가, 세단보다는 SUV가 마진율이 높다. 지난 2분기 기준 현대차 SUV 판매 비중은 52.4%로 전년대비 5.1%p 상승했다. 기아 2분기 SUV 판매 비중은 65.4%로 전년대비 8.9%p 올랐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 흥행하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아이오닉5 내수 판매는 2만203대로 싼타페(1만6981대)보다 많이 팔렸다. 미국에선 1만7186대, 유럽에선 1만8913대 등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기아 EV6도 내수 1만6879대, 미국 1만6124대, 유럽 2만185대를 판매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3분기 현대차 전체 판매 대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8월 현대차 판매량은 66만6540대로 전년대비 8.5%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 판매량은 49만9620대로 전년대비 8.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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