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용수 재이용 늘리는 수처리 기술 개발
DX부문, 스마트싱스 에너지 절감 기능 확대 적용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저전력 반도체와 에너지 효율형 제품 개발 등 친환경 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 동참에 나선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전력 효율을 20% 이상 개선한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주요 가전제품마다 에너지 절감 로드맵을 수립해 IT 기기 소비 전력을 낮추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신환경경영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구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두근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부사장, 김형남 DX부문 글로벌CS센터장 부사장, 김수진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오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세대 D램에 전력 소모 최소화하는 동적 전압 기술 적용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가 활용되는 PC, 모바일, 데이터센터 등에 초저전력 제품이 적용될 경우 전력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엄 저전력 D램인 LPDDR5X의 경우 이전 세대보다 속도가 1.3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20% 향상된다.
이를 위해 공정 과정에 동적 전압 기술(DVFS)을 적용한다. 이는 기기 전압 설정을 조정해 리소스 할당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차세대 제품인 DDR5에는 누설 전류를 줄여주는 공정인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와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TSV) 등을 적용해 모듈 차원의 전력 효율을 30% 개선한다.
낸드플래시는 구동 단계별 저전력 모드가 자동으로 실행되고 최적 온도로 관리가 이뤄지는 소프트웨어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에 적용하고 전력 소비량은 낮춘단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PCIe 5.0 컨트롤러를 탑재할 경우 전력 효율이 30%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활용되는 수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광촉매 산화, 염소 산화, 효소 분해 등 수처리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용수 재이용량을 늘려 2030년에는 반도체 부문의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 사용하는 물의 100% 환원을 추진한다. 또 반도체 공정가스 처리기술 개선을 위해 고효율 촉매를 개발하고, 폐열 활용을 극대화해 액화천연가스(LNG) 활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예정이다.
송 부사장은 “전력을 줄이고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며 “세트업체들이 이 제품들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 탄소중립 ‘친환경’ 초점···메모리 전력 효율 20%↑
DX부문은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7대 전자제품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대비 30%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도별 소비전력 절감률 목표를 설정하고, 기술 로드맵을 수립했다. 올해는 가전제품 소비전력을 2019년 대비 13.9% 줄이고, 2025년에는 21.5%로 확대한다.
또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에 에너지 절감 기능을 확대한다. 에너지 서비스 모니터링 기능을 활용할 경우 가구당 총 전력 사용량, 기기별 사용 패턴, 일일 사용량 및 절약량을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 사용 단계에서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형남 부사장은 “스마트싱스 에너지 솔루션으로 전자제품이 전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목표했던 숫자보다 많이 썼다면, AI 절약모드로 외출했을 때 기기가 천천히 돌아가도록 설정하는 기술, 부재중에는 에너지 사용 알림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현재 이 기술은 한국을 포함해서 5개국에 적용 중인데, 내년에는 전세계 글로벌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신제품에 적용하는 폐쇄구조(Closed-loop) 재활용 체계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배터리 재활용업체와 폐배터리 전처리 과정, 코발트와 리튬 등 주요 금속 회수 방안 등을 협의 중인 가운데 우선 한국과 베트남, 인도 생산법인에서 발생한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갤럭시 신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폐전자제품 수거 체계도 강화한다. 현재 폐제품 수거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규제국 중심의 50개국이지만, 2030년에는 180개국으로 확대한다.
◇“소비전력 낮은 가전제품, 비싼 부품 탑재에도 가격 안 올릴 것”
삼성전자는 소비전력을 절감하는 기술이 적용되는 가전제품에 단가가 높은 부품이 탑재되지만,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출고가를 높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전 모델로 확산되고 부품 사용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부품 가격을 전가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기술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진 부사장은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때 연도별 온실가스 세부감축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단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방대한 오퍼레이션을 갖고 있는 회사다. 2050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는 굉장히 어렵고 도전적인 과제”라며 “지금 당장 몇 년도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걸 말하는 것보다 큰 방향성을 먼저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발전을 만들어내면서 목표를 업데이트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