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회장 승진 유력···조직쇄신 목적 아래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무게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에 본격적인 ‘JY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이 움직이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과 함께 등기이사로 등재되면서 대내외에 책임경영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취임과 함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맞먹는 대대적인 쇄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공식 복권됐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와 이사회 참여 등 공식적인 경영활동 참여가 가능해진 상황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기정사실로 보는 동시에 그의 연내 회장 승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1일을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일로 본다. 이 날은 삼성전자의 창립기념일이다. 또한 11월이 회장 승진일로 유력한 이유는 사장단 인사가 매년 12월초 단행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구상하는 사업 재편을 위해선 본인이 원하는 인력을 핵심 계열사에 배치해야 한다. 회장의 위치에서 인사 및 조직 개편 구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회장 취임과 함께 강력한 그룹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가 승진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2023년은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발언한 신경영선언의 3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이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 경영진 200여명을 불러 삼성을 암 말기 환자에 비유하며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이 때를 기점으로 삼성은 세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갖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이뤘다.
이 부회장도 제2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버금가는 사내 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은 인력 및 사업재편과 관련된 구조조정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1968년생(2023년 만 55세)을 기점으로 임직원 희망퇴직 및 임금피크제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실시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조직 쇄신을 위해 젊은 조직으로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희망퇴직 등으로 빈 자리는 청년채용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앞서 5년간 8만명 이상의 신규채용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어 젊은 인력을 다수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승진 후 발표할 비전 실행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조직에서는 이미 희망퇴직 접수가 시작됐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현재 상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곳은 1년 전에도 차·부장급 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한 삼성 임직원은 “기업 내부적으로 희망퇴직이 단행될 것이란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만 55세 이상이 대상이며 구체적인 위로금 및 퇴직금 규모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DX 부문의 움직임은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후 전 조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구조조정 규모는 그룹의 미래에 기여하는 비중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했던 그룹 개편 관련 보고서가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BCG는 최근 최종 보고서 작업을 완료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재편도 단행된다. BCG 보고서에 기초해 지속성장 및 실적개선 등이 어렵다고 보이는 계열사는 인력감축과 함께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분위기다.
삼성생명과 물산 등 그룹의 대표 계열사도 예외가 아니다. 보험업은 인구감소로 관련 생태계 확장이 한계에 부딪혔다. 물산 역시 건설업 경기가 또 다시 악화되면서 구조조정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의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의 ‘경영텃밭’인 전자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등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회장’이라는 그룹의 상징 및 핵심 리더의 자리를 더 이상 비울 수는 없다.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취임은 누구나 예상했던 일”이라며 “이건희 회장의 별세 후 이뤄져야 할 승진이 법적 이슈로 미뤄지고 있었지만,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만큼 회장 취임과 함께 그룹에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