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이모션, 5월부터 판매 중단···볼트EUV는 판매 늘고 있지만 아직까진 부진
쌍용차, 토레스 및 렉스턴 스포츠···경쟁 차종 대비 가격 경쟁력 앞서
한국GM, 반도체 수급난 여파 아직까지 커···주력 차종 판매량 큰 폭으로 감소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이 전기차 모델 판매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내연기관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 쌍용차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차와 큰 차를 중심으로 내수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반면, 한국GM은 반도체 수급난 여파와 더불어 소형차 중심의 판매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쌍용차 및 한국GM에 따르면 전기차 부문에서 공급 차질을 겪으며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은 배터리 공급 문제로 지난 5월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현재까지도 배터리 공급 재개 시점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코란도 이모션 판매 재개와 관련해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볼트EV 및 볼트EUV를 판매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 및 리콜물량 해소 등의 이유로 공급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볼트EV는 올해 1~8월 총 158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1016대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볼트EUV는 ▲6월 1대 ▲7월 150대 ▲8월 199대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진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다.

아울러 2023년형 모델부터는 판매가격을 300만원 인상하기로 하며 장점으로 지목됐던 가격 경쟁력마저 이전에 비해 줄어들게 됐다. 300만원이 인상된 볼트EV 및 볼트EUV의 판매가격은 각각 4430만원, 4790만원이다.

출고지연 및 가격인상과 관련해 한국GM 관계자는 “선적상황에 따라 공급량에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이달에도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인상과 관련해서 그는 “원자재 값 인상에 따른 조치다”며 “22년형을 인도받는 고객들은 기존의 가격을 적용받는다”고 전했다.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의 1~8월 내수 판매량 비교. 쌍용차는 최근 반등하고 있는 반면 한국GM은 판매가 감소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의 1~8월 내수 판매량 비교. 쌍용차는 판매량이 늘어난 반면 한국GM은 감소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내연기관차 판매에서 쌍용차와 한국GM의 결과는 엇갈렸다. 쌍용차는 최근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의 흥행으로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늘었다. 올해 1~8월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4만1200대로 전년 동기 3만7138대 대비 10.9% 증가했다. 8월 토레스는 3637대가 판매됐다. 토레스는 중형급 SUV 대비 저렴한 판매가격과 세련된 디자인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렉스턴 스포츠 역시 최근 큰 차 선호 경향 및 차박 유행과 맞물려 선전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8월까지 총 1만9038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1만5994대와 비교해 판매량이 19.0% 늘었다.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픽업트럭 모델로 수입 모델 대비 저렴한 판매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반면, 올해 1~8월 내수에서 2만525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4만2791대 대비 판매량이 41.0% 감소했다. 아직까지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주력 판매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는 동기간 1만300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1만4713대와 비교해 판매량이 30.0% 줄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트래버스(1130대) 등 수입차 모델 판매량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GM은 내년께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으로 반등을 노릴 예정이다. 신형 CUV는 소형급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국내 소형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대만큼 흥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형 CUV로 성과를 거두기 전까진 본사로부터 신차 생산을 배정받기 어려운 분위기다.

한편, 쌍용차와 한국GM은 향후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서도 차이를 보인다.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 생산업체 BYD와 협업해 내년 토레스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엔 코란도 기반의 전기차와 전기 픽업트럭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BYD와의 협업으로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적인 부분에서 강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앞서 2025년까지 국내에 총 10종류의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볼트EV·EUV의 후속 모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블레이저EV 역시 국내 출시여부는 미정이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향후 출시되는 전기차는 수입모델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전기차 판매에서 한국GM이 경쟁력을 확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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