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에너지 소재 매출 비중 53.2%
“LG엔솔 의존도 낮추기 위해 여러 고객사와 소통”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케미칼이 에너지 소재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내화물 및 라임화성이 핵심 생산품목이었지만, 배터리 산업의 융성으로 에너지 소재로 중심축이 이동해 에너지 소재 매출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어섰다.
21일 포스코케미칼에 따르면 지난 2020년까지 에너지 소재 매출 비중은 34.1%였다. 그러나 지난해 42.8%, 올해 1분기 47.7%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53.2%다. 전체 매출에서 에너지 소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케미칼의 올해 1~6월 매출은 1조4678억원이다. 이 중 에너지 소재는 7813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케미칼의 제품군은 ▲내화물 ▲라임화성 ▲에너지 소재 등 3가지로 나뉜다. 내화물은 높은 온도에서 견디는 비금속 재료이며, 라임화성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기반 부산물을 순도 높게 정제해 콜타르나 조경유와 같은 화학연료를 추출하는 것이다.
에너지 소재는 2차 전지에 투입되는 주요 재료를 생산하는 사업군으로, 2차 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대 요소로 이뤄져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가장 중요한 핵심소재로 꼽히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해 시장에 공급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음극재 동시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 소재의 매출 비중이 높아진 것도 양극재와 음극재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서다. 포스코케미칼은 2019년 3월 음극재 생산기업 포스코켐텍의 사명 변경으로 출발한 회사다. 같은해 4월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하면서 에너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양극재·음극재가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한 만큼, 우리나라와 중국에 양·음극재 공장도 짓고 있다. 국내의 경우 포항과 광양, 세종 등에서 증설이 한창이다.
증권가는 포스코케미칼의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1390억원, 1810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57.8%, 영업이익은 5.8% 늘어난 규모다. 이 중 양극재 매출은 1조5510억원, 음극재는 2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 소재 매출은 총 1조7630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56.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소재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매출 확대의 주요 요인”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빨라지고 있어 양극재와 음극재를 중심으로 한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포스코케미칼에도 고민은 있다. 에너지 소재 사업의 최대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비중은 47.1%다. 지난해까지 포스코(40.6%)가 가장 많았지만,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발주량이 줄어들면 포스코케미칼의 실적도 휘청일 수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케미칼은 고객사 다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여러 고객사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긍정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