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에 여름 휴가철 국제선 여객편수 적어
미중 갈등에 대만 하늘길 닫혀···대한·아시아나항공 5일 결항
대만 노선 코로나 전 여객 수요 5위···장기화 시 LCC 타격 불가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 미국과 중국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항공사들 우려가 커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일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여름 휴가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여객이 크게 늘지 않고 있고 미중 갈등에 따라 대만 노선을 비롯해 동북아 노선 재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약 2주간 인천공항 국제선 여행객은 86만여명으로, 지난달 7~20일(74만명) 대비 12만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7월 말부터 8월 초가 본격적인 휴가철이라는 점과, 7월 국제선 운항편수가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작다.
앞서 국토부는 코로나19 이후 축소된 국제선을 정상화하기 위해 5~6월 매월 주 100회를, 7월부터는 매월 주 300회씩 증편하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이 슬슬 재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대만큼 여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라며 “여전히 제주노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미중갈등으로 인해 대만 노선이 결항하게 된 점도 뼈아프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날부터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하며 대만 하늘길이 막혔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대만 노선 결항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6일까지 대만행 노선 운항을 취소했고, 7일 항공편은 1시간 늦추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상황을 보고 운항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대만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 500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2019년 대만 여행객은 507만명으로 단일 국가 기준 일본(1896만명), 중국(1850만명), 베트남(986만명), 필리핀(542만명)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여행객이 크게 축소되며 현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 중이다.
최근 정부가 대만 직항 노선 재개를 준비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운항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재운항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생겼다.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중국과 일본 노선 회복이 더뎌 LCC의 경우 동남아 외에는 마땅한 국제선이 없었는데, 기대했던 대만 노선이 미중 갈등으로 닫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계속될 경우 현재 막혀 있는 중국 노선 재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전 일본과 함께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여행 수요가 있었으나,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조치로 인해 현재 대부분 노선이 닫힌 상황이다. 이달 미국, 유럽, 동남아 지역의 경우 국제선 항공편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지난 2019년 대비 50% 이상 수준까지 올라왔으나, 중국 노선의 경우 2.5%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