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적항공사 국제선 여객, 2년 5개월 만에 100만명 넘겨
LCC 국제선 점유율 19%로 떨어져···FSC 43%, 외항사 38%
일본 노선 축소 영향···동남아 노선 늘었지만 출혈 경쟁으로 수익 난항 예상

자료=국토교통부(국적항공사 기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국적항공사 기준. / 자료=국토교통부,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지난 7월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부분 여객수요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몰려있어, 화물 사업에 이어 여객 수요에서도 대형 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간 격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적항공사 국제선 탑승객은 115만6776명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여객은 코로나19 이후 2020~2021년에 10만명 수준을 맴돌다가 올해 3월부터 늘어나면서 7월에는 100만명 수준까지 회복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정상화를 위해 지난 5~6월에는 매월 주 100회, 7월부터는 매월 주 300회씩 국제선을 증편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국제선 증편에도 LCC는 큰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LCC 국제선 여객 수는 36만2274명으로 FSC(79만4984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 기간 국제선 점유율은 FSC가 43%, 외항사 38%, LCC는 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의 경우 LCC 여객 수는 245만6173명으로 점유율은 31%를 기록한 바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는 아직까지 일본 노선이 열리지 않아서다. LCC의 경우 일본 노선 비중이 상당한데, 일본 노선은 회복세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노선 여객 수는 10만6772명으로 베트남(33만112명)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노선 여객은 180만명으로 베트남(83만명)보다 2배 이상 많았으며, 전체 국제선 여객(800만명)의 22%를 차지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하루 해외 입국자를 2만명(내외국인 포함)으로 제한하고 있는 데다, 개인관광을 막고 단체관광만 허용해 개인 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남아의 경우 노선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여행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LCC간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일본과 중국 노선이 사실상 막혀 있는 가운데 동남아 말고는 LCC가 띄울 노선이 없어 출혈 경쟁을 감수하더라도 우선적으로 노선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10만원대 동남아 항공권도 등장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할인 프로모션 ‘찜’을 통해 부산~세부·다낭 항공권을 12만8100원부터 팔고 있다. 다른 동남아 노선도 13만~15만원대부터 판매한다.

LCC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제선 여행객이 늘어나곤 있지만,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수준”이라며 “일본 노선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까진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FSC와 LCC 간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호조로 인해 깜짝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2분기 73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대비 274%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2분기 66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대비 15.7% 늘어날 것이라고 한국투자증권은 추정했다.

LCC는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분기 500억원, 진에어는 328억원, 티웨이항공 207억원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도 FSC 주력 노선인 유럽과 미주 지역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일본과 중국은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뎌 LCC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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