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젊은 임원 증가 추세···80년대 이후 출생 ‘55명’
대표 중에는 ‘81년생’ 최수연 CEO 주목··대표 취임 후 첫 3개월 합격점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경제계에 여풍(女風)에 이어 ‘영풍(Young風)’이 불고 있다. 각 기업마다 ‘젊은 피’인 30대 임원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층 젊어진 기업문화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연령과 연차, 근속연수보다 성과 및 능력에 따른 인사가 반영된 영향이다.
31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1980년 이후 출생 임원은 64명이다. 전년 대비 15명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오너 일가는 9명으로, 이들을 제외하면 55명이 ‘정규 코스’를 거쳐 기업의 별인 임원이 된 셈이다.
젊은 임원이 다수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기업을 이끄는 오너들이 젊어진 영향에도 일부 기인한다. 정기선 HD 현대 사장(1982년생)과 김동관 한화 사장(1983년생) 등은 대표적인 80년대생 젊은 리더다. 각 기업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이들을 보좌하는 임원들로 젊은 피들이 낙점된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순혈주의가 무너지고 우수한 외부 인재를 수시 채용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능력 있는 젊은 임원의 영입이 많아지는 추세”라면서 “해외에서 경력을 쌓으며 본인의 능력을 입증한 젊은 인물들이 국내 기업으로 스카웃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경영진도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젊은 임원이 적격이라고 판단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문화에 시니어 임원이 적응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젊은 임원은 비슷한 연령대의 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임원 외에도 기업을 이끄는 대표직을 맡는 80년대생도 나타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CEO(최고경영자)가 대표적이다. 1981년생으로 올해 3월 네이버 대표로 취임했다. 대표 취임 후 1분기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의 경영능력을 두고 ‘합격점’을 주는 이들이 많다.
최수연 대표는 취임 후 네이버 커머스와 핀테크 사업 등을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만큼 다양한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해 편리한 결제와 포인트 마케팅으로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 계획은 2분기 예상 실적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869억원, 3454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4%, 영업이익은 2.9% 늘어난 수치다. 최 대표가 네이버를 이끈 첫 분기는 일단 안정적으로 시작했다. 네이버는 다음달 5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