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 CDMO 사업 채비 신호탄
美공장 인수, 역량 강화 속도···국내 공장 신설 계획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사업 개시를 위해 역량 내재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뉴욕 의약품 제조공장 인수, 올 하반기터 본격적인 물량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산업 진출에 나서면서 CDMO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 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에 입성하기 위해 향후 10년 간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실시하겠다는 목표다.
시장분석 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 규모는 올해 1727억달러(약 217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6년까지 매년 평균 약 9%씩 성장해 2466억달러(약 3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뉴욕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지난 5월 13일 미국 BMS로부터 의약품 제조공장을 취득하는 자산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공장 건설과 함께 1000억원을 투자해 시러큐스 공장을 CDMO 시설로 전환할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현지 법인은 뉴욕 시러큐스 공장 가동을 위한 남은 절차와 운영을 맡게 된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일 미국 델라웨어주에 생산법인(Lotte Biologics USA, LLC)을 세우면서 공장 가동 작업에 착수했다. 신규 수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법인이, 생산은 미국 자회사가 맡는 구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뿐만 아니라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공장 신설 이후 물량 생산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공장 부지 선정부터 준공, 시설에 대한 인증 절차 등을 걸쳐야 해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빠른 CDMO 사업 전개를 위해 해외 공장을 인수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국내 공장 건설을 위해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두 곳을 후보지로 올려놓고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라며 “올해 말부터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기존 물량들에 대한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부터 CDMO 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CDMO 가 가능한 공장이 한정적인 만큼 해외에서 M&A를 고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머크의 북미 생명과학 사업부 ‘밀리포어 씨그마’와 바이오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밀리포어 씨그마와 바이오의약품 신사업 추진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 증설에 협력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밀리포어 씨그마로부터 제조 솔루션 및 인력 교육 등 바이오 사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기술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밀리포어 씨그마를 통해 시러큐스 공장 설비를 확장하고 원활한 CDMO 사업 개시를 위해 원부자재를 제공받을 계획”이라며 “국내 공장을 신설할 때도 기술력과 직원 교육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