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년차 롯데바이오로직스, 대내외 리스크↑
메가플랜트 연내 착공 목표···"부지 확정 협의 중"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데바이오)에 대한 대내외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출범 2년 차에 접어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도 전에 구설수에 휘말리면서다. 레드오션이 된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등장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대내외 리스크를 덜고 사업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롯데바이오로직스 법인과 전직 직원 3명 등을 상대로 전직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에도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지난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인력 유인 활동을 중지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기업 개요./ 표=정승아 디자이너

◇ 인력 쟁탈전 법적 공방, 이미지 타격 불가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출범 이후 전직자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력 문제에 민감한 이유는 기술 유출 등 우려 때문이다. 최근 바이오 업계 인력 쟁탈전이 심화되면서 전문인력 확보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전문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 업계 특성상, 핵심 인력이 경쟁 기업으로 이동하면 영업비밀 등 유출 우려가 커지고 인력 공백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당시 2030년 글로벌 10위권 CDMO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업계 후발주자로서 신속한 성장을 위해 우수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송제기로 ‘경쟁사 인재를 빼갔다’는 딱지가 붙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이 주장하는 이직한 직원들이 기술 유출과 영업 기밀을 빼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어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 차원에서의 인력 확보에도 힘쓰겠다고 설명한다. 회사는 지난 4일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 인재를 직접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 출범 이후 본사 수주 성과 無

사업 성과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직 본사 차원에서 성공시킨 수주계약이 없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매출 207억원, 순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자체 성과라기보단, 지난해 인수한 시러큐스 공장에서 나온 매출로 분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BMS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통해 약 2억20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3년간 생산하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해와 올해 6월 바이오USA에 참가하는 등 해외 파트너사 확보와 수주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아직 주목할만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메가플랜트 건설 역시 착공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연수구 송도에 1개 플랜트당 12만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플랜트 3개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34년 3개 메가플랜트의 완전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착공을 목표하고 있지만, 부지를 확정하기 위한 행정절차가 남아있다. 완공 예정이 2034년인 만큼 국내 생산시설 확보까진 먼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2030년 글로벌 10위권에 드는 CDMO 기업이 되겠다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다짐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020년 4공장 증설로 총 생산능력이 60만리터를 넘어섰다. 올해 기준 수주액은 약 2조3387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유일한 생산공장인 시러큐스 공장은 3만5000리터 규모 수준으로 작은 축에 속한다. 업계에서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경쟁 기업의 생산 규모와 수주액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바이오USA 컨퍼런스 참여하며 영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잠재고객사와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도 메가플랜트 건립은 부지에 대한 토지매매계약 체결을 앞두고 인천시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약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국내 메가플랜트 신설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 ADC 시설 증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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