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장점인 대용량·장거리 극대화할 수 있어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수소전기차는 미래 핵심적인 무공해 이동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산소와 수소를 결합해 에너지를 만들고 찌꺼기는 물만 배출하는 완전한 무공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소다. 산소는 공기 중에서 추출하면 되지만 수소는 여러 물질에 포함돼 있지만,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따로 추출해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일각에선 수소 추출에 에너지를 따로 사용하느니 바로 전기차에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도 이야기 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이지만 수소는 에너지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고 특히 수소를 활용하면 오래 저장할 수 있어서 전기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용량의 경우 고가 배터리를 탑재하는 비효율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당연히 수소전기차의 활용도는 높아진다. 결국 수소를 쉽고 편리하게 대량 생산하는 지가 관건인 셈이다.

현재는 석유자원에서 추출할 때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주로 활용하고 부족하면 천연가스에서 개질화해 뽑아내고 있지만 석유자원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벗어나고 싶은 낯간지러운 대상이기도 하다.

미래 수소전기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린 수소’가 언급된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뽑는 ‘수전해 방식’을 활용하고,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등 무공해 에너지를 통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방식이 제대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10~20년이 걸리기 때문에 미래형 해결방법이라 할 수 있다. 소요되는 신재생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면 다시 전기차 활용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효율적이고 대량·경제적이라는 공식은 기본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수소전기차 활용에 대해 열심히 진행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홍보대사 역할을 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거품이 많은 무리한 진행이었다고 판단된다.

앞서 언급한 문제도 있지만 수소전기차를 활용하기에는 아직 인프라 문제 등 해결과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이 수소전기차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한다는 언급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아직은 민간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에는 해결과제가 많은 만큼 시기상조라는 뜻이다.

현재 보급되는 승용 수소전기차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입비용이 너무 크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내수 시장보다는 수출을 통해서 활성화해야 하는데 해외 선진국도 태스트 배드 형태로 진행 중인 만큼 너무 앞서가면, 자칫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작년에도 혼다 ‘클래리티’가 단종되면서 승용 모델 중에선 현대차 ‘넥쏘’와 토요타 ‘미라이’만 남아 있는 상태다. 후속 모델도 출시되지 않을 만큼 판매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형국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어도 국내 수소충전소가 약 135기 정도에 머무를 정도로 님비현상이 심하고 승용 수소충전기 한기에 약 30억원이 소요되는 무리한 작업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아직은 수소전기차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있지 않지만 점차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승용 모델 중심이 아닌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상용 모델 중심이라는 것이다.

현재 승용 모델은 자사의 기술을 자랑하는 적자 형태의 부류인 만큼 실질적으로 해결가능하고 수소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용모델이 가장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장거리 트레일러, 대형 트럭, 기차, 선박은 물론 건설기계 등 중장비들이다.

특히 중장비는 인류가 만든 디젤엔진을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이 없는 만큼 미래형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적용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 그룹은 4년 전 스위스 등에 수출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중심으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어서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청소차 등 관용 상용모델도 가장 훌륭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고 하겠다. 최근 확대적용하기 시작한 도로청소용 수소전기차의 적용도 훌륭한 모델로 꼽힌다. 청소차 등은 주택가나 도로 등에서 일반인들의 환경적 영향이 큰 만큼 기존의 디젤차를 대신한다면 대체효과가 크다.

정부 방향은 물론 현대차 그룹의 수소전기차 방향도 상용모델 중심으로 틀어가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현재 승용모델도 그냥 놔둘 수는 없지만 실질적인 대상으로 상용모델로 지금이라도 바꾸는 정책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상용모델 수소충전소의 경우도 승용모델과 같이 전국적으로 무리하게 구축하기 보다는 대상모델의 차고지 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이다.

지금은 전기차 시대다. 수소전기차도 당연히 미래의 모빌리티의 역할로 자리 잡겠지만 현재는 전기차의 시대라고 다시 한 번 언급하고 싶다. 미래에는 중·단거리는 전기차가 담당하고 장거리와 대용량은 수소전기차가 담당하는 역할로 구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정부의 제대로 된 수소전기차 방향 설정과 거품이 없는 실질적인 활용 등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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