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정책 공약 분석···양 후보 모두 1기신도시 재건축 전면 내세워
"무주택자 반값주택 공급" "1주택자 재산세 감면"···공약 베끼기 논란도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모두 1기신도시 재건축 활성화와, 교통망 확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지만 강조하는 지점엔 차이가 있다. 김동연 후보는 스타트업이 어우러진 신도시를, 김은혜 후보는 규제 완화와 순환 정비방식을 각각 신도시 정책 방향으로 제시한다. 김동연 후보가 일자리 창출 육성을 강조하는 반면 김은혜 후보가 보육 강화에 공을 들이는 점도 차별점으로 분석된다.
◇"3만 스타트업 육성 통해 100만 일자리 창출"
김동연 후보는 부동산 분야에 있어 장기보유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재산세 부담 완화 등 세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1기신도시에 더해 구도심과 노후지역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신속 추진도 약속했다.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를 위해 시세 50% 수준의 반값 주택도 제시했다.
교통은 GTX 확충(A·B·C 연장, D·E·F 신설)과 KTX·SRT 경기북부 연장 등 철도 공약과 함께 택시 환승할인제, 수요응답형 버스, 경기심야버스 도입도 약속했다.
일자리 확충도 주요 공약이다. 스타트업 3만개를 육성하고 반도체·미래차·바이오 산업을 키우고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제조업 혁신을 지원한다. 또 녹색산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규제혁신과 신성장특구 전환을 통해 100만 일자리를 만들겠단 계획이다.
민생 문제에 있어선 소상공인·자영업자 신용대사면과 온전한 손실보상,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및 방문간호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를 공약했다.
복지 분야에 있어선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을 지역별로 확대하고 공공부문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실시한다. 31개 전 시·군에 1인가구 생활·안전을 지원하는 ‘행복마을 관리소를 설치하고 한부모가정을 위해 아이돌보미와 가사도우미 지원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르신 일자리 확대와 중증 장애인 자립지원, 발달장애 24시간 돌봄 방안도 공약에 포함했다.
노동 분야는 특수고용 플랫폼 종사자의 사회보험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 보호를 강화할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상가건물 임대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장상권 전담 지원기관을 시군별로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농어민을 위해 기본소득을 확대하고 임산부 ‘우리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과 어린이 과일간식 급식도 강화한다.
지역별 발전 방안으로는 평화경제특구 조성 및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조성(북부), 중첩규제 완화 및 AI·데이터 산업 육성(동부), 수원공항 이전 및 첨단산업 중심지 육성(남부), 일산대교 무료화 및 서울대병원 건립 지원(서부) 등을 제시했다. 접경지 주민을 위해 이른바 평화경제특구법을 제정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뢰지대와 민통선, 한강철조망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 측 관계자는 “여러 공약 중 주택과 교통, 일자리 등 세 가지 부분을 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집 걱정 없는 경기도를 만들고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공약에 담는데 신경썼다”고 말했다.
◇"맘 케어 종합센터 설립 통해 보육 부담 경감"
김은혜 후보도 공약 상당 부분을 부동산 분야에 할애했다. 공시가격 5억 이하 1가구 1주택에 대한 재산세는 100% 감면하겠다고 약속했다. 1기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은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순환 정비방식으로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사업 촉진을 위해 노후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용적률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각종 심의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담은 1기신도시특별법 입법을 추진도 공언했다.
교통 공약을 보면 철도는 GTX-A·B·C 연장과 조기 완공, D·E·F 착공과 함께 서울9호선 김포공항~고양~파주 출판단지 연장, 서울3호선 급행화, 경의·중앙선 운행횟수 증편도 약속했다.
다수의 고속도로 확충 공약도 제시했다. 고양~경부고속도로 연결선, 오산~용인선, 남양주~고양 강북 동서 횡단선, 제2용인~서울선, 화성~충주선, 과천~광주선, 기흥~수지선, 시흥~광명선, 양지~포곡선, 발안~남양주선 등을 공약했다.
특히, 보육 분야에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아이 키우는 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산후조리원과 이른바 ‘맘 케어 종합센터’를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맘 케어 종합센터는 가사도우미와 어린이집을 섞은 종일 보육처 개념이다. 센터내 난임과 산전산후 우울증, 육아 관련 심리상담도 진행한다.
24시간 어린이 병원을 지정하고 어린이 전문병원도 설립한단 계획이다. 또 도 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아침급식(간편식)을 전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무료 AI 성장판 검사 지원도 공약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북부 공약 비중이 높았다. 고양~김포~파주를 잇는 첨단국제벨트와 의정부~양주~동두천 지역의 디지털융복합벨트, 남양주~구리~포천 푸드바이오벨트를 각각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접경지역은 임진강 인근에 경제안보도시를 조성하고 국내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접경지역 7개시군을 수도권 규제 범위에서 제외하고 동북부 자연보전권역을 대폭 조정해 산업단지와 대학, 대형병원 등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은혜 후보 측 관계자는 "5대 공약(세금면제, 재건축, 교통, 보육, 규제철폐)이 모두 도민들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시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 재산세를 100% 면제해주는 재산세 911 공약을 특히 비중있게 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가계에 큰 부담을 받는 도민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감경해줄 수 있는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군공항 이전·대중교통 연장 등 공약 베끼기 논란도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이른바 공약 베끼기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최근 TV 토론 등에서 군공항 이전과 대중교통 운행시간 연장 등 자신의 정책 공약을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가 나중에 차용했단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강 후보 측 관계자는 "군 공항 공약은 우리 후보가 처음 얘기했는데 이걸 유승민 후보부터 시작해 후보들이 얘기하고 있다"며 "경기도 교통 문제를 두고 막차시간 연장과 관광버스 활용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는데 이후에 김동연 후보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좋은 공약이라 공유하는 건 좋지만 (출처를) 표기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후보 측 관계자는 "별도의 입장은 없다. 그건 강 후보 주장일 뿐이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 측 관계자는 "정책목표가 비슷하다면 수행방식도 비슷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기도에 대한 비전과 실행 능력"이라며 "윤석열 정부와 함께 도민들의 숙원을 확실히 풀어드리겠다. 말보다는 발이 먼저 움직이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