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건부 인수제안서 제출 마감···자금력 관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 사진=쌍용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쌍용자동차 조건부 인수전에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엘비앤티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를 모았던 해외 기업 등 추가 인수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 제안서 접수를 마무리했다. KG그룹과 파빌리온PE가 막판에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하면서, 인수 후보기업은 KG그룹,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로 압축됐다.

쌍용차 측은 인수 제안서를 바탕으로 13일 ‘스토킹 호스’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한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해 두고 추후 공개 입찰을 진행하며, 입찰이 무산될 경우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쌍용차는 이르면 다음주 조건부 투자 계약이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개 입찰에선 새 인수 기업이 참여할 수 있고, 더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한 쪽이 최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된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자금 문제로 인수·합병에 실패한 만큼, 쌍용차 측은 인수금액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쌍용차 인수 금액이 4000억~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 등 1조5000억원 상당의 부채를 갖고 있다. 여기에 인수 이후 정상화를 위해선 매년 운영자금도 3000억원 상당이 필요하다.

자금력을 고려하면 파빌리온PE와 손잡은 KG그룹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KG그룹은 2019년 동부제철 인수 당시 함께 했던 사모펀드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섰다. KG그룹은 KG ETS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KG그룹 지주사격인 KG케미칼의 경우 작년 매출은 4조9315억원, 영업이익 4671억원이다. KG스틸은 지난해 매출 3조3547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KG케미칼과 KG스틸이 각각 3636억원, 67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쌍용차를 인수하기에는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쌍방울그룹은 KG그룹에 비해 자금력은 부족하나 인수 이후 고용 유지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쌍방울그룹은 과거 M&A 당시에도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직원들의 완전고용 승계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쌍용차 상장 폐지 여부다.

쌍용차는 2020·2021 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쌍용차 상장 유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쌍용차 상장 유지는 재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절대적인 조건”이라며 “매각이 성공하면 상폐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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