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 진입하고 동남아 시작으로 유럽·북미 진출”
“입점 게임 부족” 지적에 하반기 엔씨소프트, 블리자드 합류

사진=원스토어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IPO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원스토어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국내 앱마켓 사업자 원스토어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구글과 애플 앱 마켓스토어 대안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텐센트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모바일과 PC 플랫폼을 함께 겨냥하며 차별화한다. 올해 신규 공략 지역은 대만과 동남아시아다.

원스토어는 9일 여의도에 위치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멀티 운영체제(OS), 글로벌, 플랫폼 등 세 가지 키워드의 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오늘의 원스토어가 국내 7조원의 시장에서 사업하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사업자라면 내일의 원스토어는 전세계 300조원의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크로스·글로벌 플랫폼···“구글·애플 독과점 깰 것”

원스토어는 지난달 텐센트와 함께 모바일과 PC를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 ‘원게임루프’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모바일과 PC에서 게임을 즐기는 크로스 플레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베타서비스로 선보인 원게임루프는 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한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원스토어 투자자인 MS가 차세대 윈도우11에서 안드로이드 앱 구동을 지원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PC 플랫폼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원스토어는 안드로이드에서 앱마켓 서비스를 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윈도우에서 앱 실행을 지원하는 기술이 보편화될 경우 사업간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스토어는 이르면 올해 말에서 늦어도 내년 초에 애플의 iOS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멀티OS 측면에서 iOS 진입을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iOS에서 3자 앱마켓을 허용하는 법안이 미국과 유럽에서 통과될 확률이 높다. 바람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되리라 본다”고 자신했다.

앱스토어 입점 가능성이 희박하단 우려에 대해 “가능성 없다면 팀 쿡 애플 CEO가 나서서 얘기할 이유가 없다. 개방 압력이 상당한 것”이라며 “안드로이드에서 앱마켓을 운영하면서 보안이슈는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원스토어는 올해 대만과 동남아시아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 현재 글로벌 서비스에 필요한 플랫폼 구축을 완료한 상태로, 현지에 맞는 차별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이용자 30%가 이용하는 선불카드 등 특화된 결제를 지원해 현지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유럽의 경우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현지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원스토어는 글로벌 진출에 국내 게임사와도 협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출시한 게임을 별도의 개발 없이 원클릭으로 해외시장에 출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노린 게임은 원스토어 출시를 꺼렸다”며 “원스토어가 글로벌 판로를 열면 입점 게임이 늘어날 것이다. 게임사가 신작을 원스토어, 구글, 애플 등에 모두 출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인앱광고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기존의 앱마켓 인앱 결제 이외에 인앱 광고 플랫폼을 추가해 추가 수익을 낸단 것이다. 오는 3분기 광고주가 광고를 직접 게재할 수 있는 광고 센터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인앱광고는 하지않을 이유가 없는 사업”이라며 “앱 이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해서 타기팅 광고를 한다면 시장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진=이하은 기자
이재환 대표의 전략 발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세션 /사진=이하은 기자

◇ ‘디아블로 이모탈’부터 ‘리니지’ 시리즈 입점

원스토어는 2018년 낮은 수수료 정책을 도입한 이후 외형 성장을 이뤘다. 게임 거래액은 지난 3년간 연평균 40.6%로 성장하며 지난해 1조1139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게임 앱 마켓 점유율은 14.4%로 애플의 앱스토어를 추월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142억원으로 전년(1552억원)보다 38%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용절감을 비롯해 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에 원스토어는 공모로 마련한 자금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입장이다. 공모를 통해 마련한 477억원 중 크로스플랫폼 사업과 글로벌 앱마켓 사업에 각각 150억원과 127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수익성을 개선할 입점 게임이 부족하단 점도 성장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5위권 게임 중 원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은 단 한개도 없었다. 구글 상위 10개 게임으로 확대하면 원스토어에 등록된 게임은 3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은 토종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입점한 게임은 넥슨의 ‘블루아카이브’ 단 한 개에 그쳤다. 

게임사는 흥행 여부를 구글 매출순위로 보고 있어 플랫폼 다변화를 꺼리는 상황이다.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마케팅에 활용되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원스토어 입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최근 구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는 게 원스토어 측 설명이다. 원스토어는 엔씨소프트 등 3N의 타이틀 2종이 올해 하반기에 입점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을 비롯해 4399코리아의 ‘헌터W(비경전설)’도 입점을 앞뒀다.

이런 변화에는 구글의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원스토어 입점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 깔렸다. 2019년 기준 원스토어에서 매출 상위 50위권 게임들은 원스토어에 입점 후 매출이 1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구글플레이 매출 5위권 게임 중 1~2개는 후출시 형태로 원스토어에 선보일 것”이라며 “원스토어에 입점 시 수요가 분산된다는 것은 그만큼 원스토어가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원스토어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구글 순위가 시장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왜곡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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