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SUV 크기에 고급세단급 승차감···최신 주행보조기능도 합격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제네시스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기함급 모델인 GV80은 제네시스를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올린 1등 공신으로 손꼽힌다. 해외에선 ‘골프황제’ 타이거우즈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안전성이 입증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GV80은 그동안 벤츠, BMW, 아우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급스러운 실내외 디자인을 적용했다. 여기에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추면서도 400마력급의 엔진을 탑재해, 일반적인 대형SUV에서 느낄 수 없는 역동적인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GV80에 적용된 최신 기술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작점이 됐다.
지난 2020년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첫 SUV인 GV80을 출시했다. 벤츠와 BMW, 아우디가 세단과 SUV, 왜건 등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도 세단 일변도에서 벗어나 SUV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준비를 마쳤다.
당시 많은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SUV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품었지만 GV80은 출시 2년여 만에 누적판매 10만대를 돌파하며 성공했다.
최근 GV80을 타고 서울과 부산 800㎞ 왕복하면서 운전했다. 시승 모델은 GV80 3.5터보로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의 힘을 갖췄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AWD 시스템을 적용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45㎜, 전폭 1975㎜, 전고 1715㎜, 휠베이스(축간거리) 2955㎜에 달한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폭은 같고 전장은 짧다. 덩치에 비해 전고는 다소 낮아 외관상으로는 날렵한 느낌을 준다. 실내 공간은 3000㎜에 가까운 휠베이스 덕분에 충분히 넓으며 고급 세단 못지 않게 럭셔리한 감성을 강조했다.
GV80 3.5터보에서 만족스러웠던 점 중 하나는 승차감과 실내에서 느껴지는 고급감이다. 대시보드 부분이 매끈하고 넓게 퍼져 개방감을 선사하며, 고급 가죽과 앰비언트 라이트, 우드 재질까지 더해져 수입 프리미엄 세단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써서 만족도를 높였다. 버튼 촉감의 경우 경쟁 브랜드인 벤츠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버튼 소재들과 눌렀을 때 나는 소리는 ‘소리마저 고급스럽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고급스러운 음향을 선사하는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덕분에 주행 내내 귀가 즐거웠다. 관객모드로 설정하면 마치 콘서트홀 앞자리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무대모드는 서라운드 방식을 통해 직접 무대 위에서 밴드 또는 오케스트라 일원이 된 것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프리미엄 대형 SUV로 개발된 만큼 기본적인 주행 성향은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일반 도로나 고속도로 주행에선 마치 고급세단을 탄 것처럼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풍절음이나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 역시 능숙하게 억제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전반적인 주행 만족감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각종 주행보조시스템도 최고 수준이다. 고속도로 주행시 고속도로주행보조와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을 켜고 운전하니 운전대에 손만 얹어놓고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 정확히 차선 중심을 따라 움직이며 곡선 구간에서도 불안함이 없었다.
연비는 다소 아쉽다. 도심에서는 5㎞/ℓ, 고속에서는 9.5㎞/ℓ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