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일까지 인수제안서 접수···인수 금액 4000억~6000억원 예상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후보 기업 4곳 모두 정식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4개 기업의 쌍용차 예비실사를 전날 마무리했다. 예비 실사에는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앨비엔티 등 4곳이 참여했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인수 후보자들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오는 11일까지 인수 금액과 사업 계획 등이 담긴 인수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스토킹 호스 조건부 계약자를 선정한다.
업계에선 쌍용차 인수 금액이 4000억~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금액 문제로 채권단과의 갈등이 컸던 만큼 이보단 금액이 높아야 한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에디슨 모터스는 인수대금 3049억원을 활용해 회생채권 중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 전환한다고 하자 상거래 채권단을 포함해 채권단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현재 쌍용차 인수자가 갚아야할 부채는 회생채권 5470억원, 공익채권 3900억원 등 약 937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운영자금까지 포함하면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선 2020·2021 사업 연도 감사의견 거절로 쌍용차가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일부 인수 후보자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4곳 모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는 KG그룹이다. KG그룹은 2019년 동부제철 인수 당시 함께 했던 사모펀드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섰다. KG그룹은 KG ETS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KG그룹 지주사격인 KG케미칼의 경우 작년 매출은 4조9315억원, 영업이익 4671억원이다. KG스틸은 지난해 매출 3조3547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KG케미칼과 KG스틸이 각각 3636억원, 67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선다. 최근 KB증권이 쌍방울그룹의 인수자금 조달 참여 계획을 철회했지만, 그룹 측은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파빌리온PE는 금융기관 및 자동차 관련 기업과 함께 쌍용차 인수에 참여한다. 이엘비엔티도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스토킹 호스 계약자로 선정된 인수후보의 자금 증빙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달 말 조건부 투자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후 쌍용차는 다시 본입찰을 통해 6월 중 최종 인수 예정자를 선정한다. 본입찰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될 수 있다.
한편 쌍용차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에디슨모터스 관계사인 에디슨EV는 최근 법원에 파산 신청이 접수됐다. 에디슨EV는 지난 4일 채권자 8명이 수원지방법원에 파산신청을 접수했으며 채권 금액은 36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앞서 에디슨EV는 외부회계법인으로부터 작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이에 대한 사유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 4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