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점안제 공장, 3분기 준공 예정···안과품목 위탁개발생산 수주 추진
올해 CNS 매출 200억원 이상 목표···작년 12월 3품목 도입, 연간 두자릿수 성장 추진

삼일제약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김상진 대표이사 사장. / 사진=삼일제약
삼일제약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김상진 대표이사 사장. / 사진=삼일제약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너 3세와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삼일제약 경영진이 올해 베트남 점안제 공장 준공과 이에 따른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CNS(중추신경계) 약물 매출 등으로 경영실적을 호전시킬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 최고 경영진은 오너 3세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과 전문경영인 김상진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구성됐다. 허승범 회장은 고(故) 허용 명예회장 손자이자 허강 명예회장 아들이다. 미국 트리니티 대학을 졸업한 후 지난 2005년 삼일제약 마케팅부에 입사,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사장, 부회장을 거쳐 올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제약업계 17년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1981년생이다. 

지난 2018년 영업 및 마케팅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김상진 대표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 한국얀센을 시작으로 홍콩얀센 사장과 타이완 얀센 사장, 한국얀센 사장 및 한독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1965년생인 그는 지난해 정기주주주총에서 허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허 회장은 젊은 기업인답게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안정적으로 기업 경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김 대표는 제약산업 영업과 마케팅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의욕적으로 업무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1342억원 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9.1%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대비 93.9%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과 관련, 삼일제약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일제약은 올 들어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삼일제약은 이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액 458억원과 영업이익 25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1분기부터는 코로나 재택치료 및 일상 정상화 영향으로 전년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베트남 점안제 공장과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동력 삼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삼일제약이 1분기 호전에 이어 올해 실적을 자신하는 원인은 구체적 전략을 수립, 실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회사가 그동안 공을 들였던 베트남 점안제 공장이 올 3분기 준공을 앞둔 상황이다. 삼일제약은 베트남 호치민시에 2만5008.5㎡(7565평)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향후 점안제 공장이 준공되면 그동안 축적한 점안제 생산 노하우와 제조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외 제약사 안과질환 품목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점안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기준, 229억달러로 추산된다. 오는 2025년에는 324억달러로 연평균 5% 성장이 전망된다. 안과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7년 기준,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가 지역 시장의 49% 비중을 차지해 가장 큰 규모를 형성했다. 아일리아나 루센티스 등 고가 의약품으로 치료되는 망막관련 질환이 시장 40%를 차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과의약품 CDMO 사업은 플랜트 건설에 투자가 필요하고 플랜트 설계와 건설, 밸리데이션 등 사업화 준비에 3년 이상 소요된다”며 “안과의약품은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 역량이 요구돼 제약사가 CDMO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려면 생산기술 이전과 시험생산, 각국 의약품 규제기관 GMP 등 1~2년 준비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DMO 의약품 산업은 경기 변동에 비탄력적 성향을 보인다”라며 “전자기기 사용 증가 및 노령화 등으로 안구 건조 시장 증가 및 다회성 무방부제 점안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삼일은 최신 장비와 안과의약품 생산 노하우, 베트남 현지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CDMO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일제약은 올해 CNS 계열 품목의 매출 목표를 200억원 이상으로 정했다. 지난해 12월 비아트리스 코리아와 연간 130억원대(아이큐비아 기준) 매출을 올리던 우울증 치료제 ‘졸로푸트’와 불안증 치료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에 대한 판매 계약을 체결한 삼일제약은 올 초부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삼일제약은 지난 2013년 베링거인겔하임 ‘미라펙스’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CNS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7년부터는 파킨슨병 치료제 ‘프라펙솔정’과 ‘프라펙솔서방정’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신경과 및 정신과 영역을 통합, CNS 사업부를 조직한 삼일제약은 향후 사업부의 연간 두자릿수 이상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일제약은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을 통한 의약품 판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이스라엘 ‘갈메드’사와 체결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아람콜’의 국내 판매 시점이 주목된다. 아람콜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NASH 치료제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약물이 없어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규모는 30조원 이상으로 예측된다. 삼일제약은 프랑스 안과전문회사 ‘니콕스’와 알러지 치료신약 ‘제르비에이트’ 국내 제조 및 독점판매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제르비에이트는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 3상에서 빠른 시간 내 가려움 증상 호전과 안전성이 입증돼 연내 국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스플라이스와 체결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로어시비빈트’에 대한 판매 계약도 이목을 끈다. 로어시비빈트는 골관절염 치료제로서 증상 진행 자체를 경감시킬 수 있는 근본적 치료제 후보군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일제약 화두는 베트남 점안제 공장 CDMO 사업의 성공 여부”라며 “그동안 준비한 점안제 제조시설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올 하반기 이후 회사 영업이익과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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