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장, 지영미 소장 등 2파전 관측···식약처장, 약사 출신 또는 고위직 퇴직자 하마평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차기 윤석열 정부의 질병관리청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유력후보가 안갯속이라는 전언이다. 상대적으로 질병청장은 후보군 일부가 외부에 알려졌지만 식약처장의 경우 후보군조차 베일에 싸여있다.
30일 정치권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르면 내달 1일 대통령비서실 개편과 인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관료사회가 관심을 갖고 있는 정부중앙부처 차관과 차관급 인사는 내주 중 각 부처 장관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말께 발표가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인수위 인사검증 인력은 부족한데 검증 대상자가 많아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보건의료 분야 관심이 집중되는 차관급 질병청장과 식약처장 인선 과정과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선 질병청장은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의사 출신 인사의 2파전이 관측된다. 기존 후보군이었던 백경란 인수위원회 인수위원과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권준욱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장 등의 발탁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1962년생인 지 소장은 20년 넘는 기간 동안 국내외 보건의료 연구기관에서 활동한 국제적 감염병 전문가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 대학원 석사와 런던대 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그는 국립보건원 감염병연구센터장과 면역병리센터장, 범부처감염병연구포럼 추진단장, 대한감염학회장 등을 거쳤다. WHO(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긴급위원회 위원과 WHO 감염병 R&D 블루프린트 과학자문위원, 국무총리 보건의료분야 특별보좌관, 국제교류재단 보건외교특별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 소장이 질병청장에 거론되는 빈도가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그의 발탁 가능성을 장담할 수는 없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지 소장 가능성을 유력하게 판단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의료계 인사가 질병청장 후보로 부상하면서 유력후보를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유사하게 의외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식약처장의 경우 후보군 자체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부분이 적어 예상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식약처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차기 처장에 대해 처 내에서 도는 소문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당초 인수위 초기에는 의사 출신이 거론됐지만 현재는 구체적 이름 없이 약사 출신과 과거 식약처에서 근무했던 고위직 출신이란 두 가지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약사 출신으로 A전 국회의원과 현역 B의원 등이 거론되는 수준이다. 식약처 고위직 출신으로는 역시 약사 출신 C씨가 하마평에 올라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A 전 의원은 식약처장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인사운동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며 “현재로선 약사 출신이 차기 처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금까지 식약처장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는 비교적 약하다”고 정리하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발표될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전했다.
결국 지 소장이 다소 앞선 것으로 분석되는 질병청장과 후보군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식약처장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숨은 참모나 지인이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제2의 정호영’이나 ‘제3의 정호영’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군이 약체로 판단되면 상대적으로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며 “그동안 장관 후보자나 대통령비서실 인선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발표 시점까지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