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준중형 전기 세단으로 BMW 특유 주행성능 갖춰
외관은 쿠페의 우아하고 스포티한 디자인, 실내는 디지털화 통해 편의성 높여
가속도·주행거리·가격 3박자 고루 겸비···사전계약서 3700대 완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BMW하면 대부분 준중형 혹은 중형 세단을 떠올린다. 3시리즈, 4시리즈, 5시리즈 등 주력 세단 라인업이 국내에서 BMW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스포티한 주행감각과 가속능력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
내연기관 시대에서 BMW는 벤츠와 함께 스포티 세단, 고급 세단 시장에서 각자 두각을 드러내며 국내 수입차 업계를 양분해왔다.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BMW는 전기차 시대에서도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본인들의 장기를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BMW 첫 준중형 전기 세단 ‘i4’에서도 BMW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8일 인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i4를 처음 만나봤다.
i4 디자인은 BMW 쿠페만의 우아하고 스포티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전면부와 후면부는 전체적으로 곡선보다는 직선을 강조해 각지고 다부진 모습이다. 후드의 경우 선과 면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볼륨감을 더했다. 측면부는 쿠페형 세단답게 뒷부분이 매끄럽게 떨어지며, 길게 뻗은 캐릭터 라인과 스포티한 휠 디자인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다만 일명 ‘돼지코’로 불리는 세로형 키드니그릴은 여전히 낯설다.
실내는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있으며, 대부분 기능 조작을 터치만으로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에 버튼부분을 최소화해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이다.
실내외 디자인을 둘러보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이날 시승은 인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출발해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한 카페까지 왕복 100km구간에서 이뤄졌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모드로 전환한 후 바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폭발적인 가속력과 함께 계기판 속도계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며 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i4 e드라이브40으로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5㎏·m의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5.7초다.
여기에 i4에는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가 참여한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기본 탑재해 가속페달을 밟는 힘에 따라 마치 내연기관 배기음과 같은 터프한 소리를 들려준다. 주행모드에 따라 소리도 달라지는데, 스포츠 모드의 경우 고성능 스포츠카 같은 굉음을 느낄 수 있어 주행의 재미를 더했다.
고속 주행 시 안정성도 뛰어나다. i4는 리어 서스펜션에 에어 스프링을 기본 장착해 주행감을 개선했다. 3시리즈 대비 낮아진 무게중심으로 고속으로 커브를 돌더라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바닥에 딱 달라붙는 느낌이며, 공기저항계수를 최소화해 고속주행 안정성과 연료 효율을 높였다.
전기차의 백미인 회생제동 기능의 경우 BMW 고유의 ‘적용형 회생제동’ 기능을 포함해 총 4개의 회생제동 모드를 탑재했다. 특히 적응형 회생제동의 경우 인공지능(AI)이 주변 상황 및 교통 흐름을 다각적으로 판단해 회생제동 강도 및 관성주행 여부를 스스로 조절한다.
브레이크 감도의 경우 기존 차량 대비 민감한 편인지, 살짝만 밟아도 감속력이 높아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주행거리는 넉넉한 편이다. i4 e드라이브40의 경우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가 429km(복합기준)다. 이날 시승을 출발하기 전 남은 주행거리는 약 387km였으며, 시승을 끝낸 뒤에는 289km를 기록했다. 도심 주행이 거의 없었음에도 연료효율은 준수한 편이다.
i4의 또다른 매력은 가격이다. i4 e드라이브40의 경우 국내 판매 가격은 6650만원이다. 여기에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최대 580만원)을 받으면 6000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400km 이상의 주행거리 등 강점을 앞세워 i4는 사전계약에서만 3700대를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BMW코리아는 추후 판매 상황을 지켜보며 본사와 협의해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