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EV6 해외 각지에서 호평 이어져···전기차 주도권 확보할 가능성 높아
일본시장 재진출 밝히며 자신감 내비치기도···2030년까지 전기차 370대 판매 목표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중심이다. 르노코리아, 쌍용자동차, 한국GM 등 다른 3개의 제작사가 존재하긴 하지만, 점유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자동차 수준은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으로 대변되곤 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특히 4대 중 3대 정도는 수출판매로,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를 통해 신차의 가치를 우선 입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판매를 이어 나간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글로벌 내연기관차 시장에선 주도적인 위치보단 ‘패스트 팔로워’ 위치에 속했다. 프리미엄 모델 판매 등 질적인 측면보다는 규모의 경제 등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실용성을 강조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긴 했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기반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덴 다소 미흡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 득세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며 내연기관차의 종식이 가속화하고 있다. 모든 글로벌 제작사들이 전기차 제작에 힘쓰며 미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글로벌 전체 판매량 8000만대 중 1000만대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수년 내 완전히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엔 ‘E-GMP’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모델을 각각 출시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물론, 각종 운행특성과 기능 면에서 세계 각지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도가 늦어지는 문제가 있지만 상황이 점차 호전되고 있는 만큼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미국 도로교통안전협회로부터 최고 안전등급을 받으며 안전의 대명사 볼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제작사가 됐다. 재작년 미국 유명 골프선수 타이거우즈가 교통사고 발생 후 경미한 부상에 그친 것도 제네시스 GV80의 안정성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타이거우즈가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과 식사를 하며 사의를 표명한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다. GV80은 해당 사건 이후 전년도 대비 판매량이 3배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전기차 후속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얼마 전 양사는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전기차 판매를 약 370만대 이상으로 전망하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최근엔 현대차가 13년 만에 일본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이미 입증이 된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 시장은 수입차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특히 자국 자동차에 비해 한국 자동차를 한두 단계 낮게 보는 시각도 깔려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일본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여러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대차가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일본 시장에선 아이오닉5의 수준을 보고 놀라며 시기심 어린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일본 시장은 단지 규모적인 측면 외에도 의미가 깊다. 과거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 자동차 산업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역수출이라는 의미에서 일종의 자부심이 부각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어려움이 닥쳤지만, 철저한 시장분석과 냉철한 판단으로 상황을 극복한다면 생각 이상의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은 국내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다. 또 해외 곳곳에서 운용되는 국산차를 보면서 국민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현대차, 기아가 더욱 파이팅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