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호선 연장선, 착공 7년 만에 19일 개통
종점 진접역 인근 아파트 1년 새 2억원 올라
향후 8·9호선과 연결, 강남 접근성 개선 기대

/ 그래픽=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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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철도 불모지로 불리며 저평가 받아온 남양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연장선 진접선 개통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아파트값은 1~2년 새 수억원씩 오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강남 접근성을 높여줄 8·9호선 연장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까지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도 상승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스템을 살펴보면 경기 남양주 진접읍에 위치한 ‘진접신도브래뉴’(2009년 12월 준공·538가구) 전용면적 134㎡는 올해 1월 8억2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 거래가인 6억5000만원(2020년 11월·10층) 대비 1억7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실거래가가 4억원대를 유지하던 2020년 초반과 비교하면 2년 새 4억원 이상 뛴 것이다. 인근 ‘신영지웰’(2019년 10월 준공·434가구) 역시 전용 129㎡가 지난해 11월 8억1800만원(9층)에 거래돼 연초 대비 2억원 가량 올랐다.

아파트값 급등은 단지 앞에 개통되는 진접선이 영향을 미쳤다. 진접선은 서울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별내별가람역), 오남(오남역)을 거쳐 진접(진접역)을 잇는 노선이다. 2015년 6월 착공 이후 7년 간의 공사를 마치고 이달 19일 개통된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면 출퇴근 시간 기준 종점인 진접역에서 서울역까지 52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기존 버스(2시간) 대비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줄어든 것이다. 현지에선 서울과 이어지는 전철 노선이 없던 진접에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진접읍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진접읍 내 아파트는 2010년대 지어진 이후 가격 변동이 크게 없었지만 진접선 개통일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며 “서울 접근성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진접뿐 아니라 오남·별내 노선 주변 아파트값이 대부분 1억원 이상 올랐다”고 덧붙였다.

진접선과 이어질 서울 지하철 연장선들도 남양주에 호재로 꼽힌다. 별내별가람역엔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이 지날 예정이다. 별내선은 8호선 종점 암사역에서 구리역를 거쳐 별내역을 잇는 노선으로 2023년 9월 전 구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3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에서 별내선을 별내역에서 별내가람역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9호선 연장선 계획도 있다. 지난해 4월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진접선엔 별내별가람역과 오남역 사이에 풍양역이 추가된다. 풍양역엔 서울 강일에서 하남 미사, 남양주 왕숙을 거쳐 올라오는 9호선 연장선이 연결될 예정이다. 여기에 남양주 왕숙과 별내역을 지나는 GTX-B노선도 추진되고 있다. 계획된 노선이 모두 개통되면 서울 도심은 물론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남은 철도 사업이 진행될수록 주변 아파트값의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남양주는 서울과 가깝지만 철도 부재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왔다”며 “하지만 진접선 개통이 가시화되고 지난해 8·9호선 계획이 발표되면서 강남 직장인들까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거래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대선 이후 다음 추진 계획이 나오는 시점에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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